시장실세를 반영한다는 지표금리가 실제 시장상황과 동떨어져 있다.

3개월만기 기업어음(CP) 금리와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 등 지표금리가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표금리로서 의미를 잃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8일 현재 3개월만기 CP금리는 연 20.55%다.

회사채 금리는 연 18.32%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실제 무는 금리는 연 30% 안팎에 달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직후 35%를 넘나들던 때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지만
기업들로선 정부의 금리인하가 공허하게 들릴 수 밖에 없다.

현재의 금리지표는 현대 삼성 대우 LG SK그룹 5대 계열에만 적용되고 있다.

현대자동차(21.5%)나 대우(22.7%), LG그룹 관계사인 대한펄프(20.5%) 등의
어음할인율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자금여력을 인정받고 있는 롯데그룹 정도가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다.

반면 대다수의 기업들에 적용되는 할인금리는 평균 연 30%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마저도 부도에 대한 우려때문에 할인기간이 30일을 채 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1주일이하의 초단기 어음융통이 크게 늘었다.

금융권이 기업을 믿지 못하는 탓이다.

최근의 금융권 어음할인 내역을 살펴보면 기업들의 아우성이 괜한 투정이
아님을 한눈에 알수 있다.

쌍용건설(31%) 조양상선(34%) 진도(35%) 동아건설(33%) OB맥주(29%)
대상음료(28%) 한화(31%) 효성물산(31%) 벽산건설(33%) 풀무원(29%) 등
연 30% 안팎의 고금리를 물고 있는게 태반이다.

지표금리와 거의 10%포인트이상 차이난다.

그나마 할인 받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3년만기 회사채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5대그룹 계열사정도나 지표금리에 근접하는 연 18~20%의 유통수익률이
적용되고 있다.

여타 기업들은 최소 연 25%에서 30%까지 수익율을 제시하고 있지만 시장
에서 전혀 소화되지 않고 있다.

은행권의 당좌대출 역시 콜금리가 연 19%까지 떨어졌음에도 26%대에서
꿈쩍않고 있다.

10대그룹 소속 자금담당 임원은 "솔직히 얘기하면 금리인하 논의에 어떤
기대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종금사 관계사는 "기업부도에 대한 위기감이 가시지 않은한 현재와 같은
단기 고금리 대출관행이 불가피할뿐 아니라 대출이 이뤄지기만 해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 김수언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