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설이 무성하다.

경기과열을 막기위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게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치솟는 주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경제성장률, 빡빡한 고용시장등 과열
기미가 곳곳에서 엿보인다는 근거에서다.

뉴욕소재 딘 위터증권의 윌리엄 설리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 경제상황을
볼때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까지 미국에 대해 안정성장과 저축증대를 위한
정책을 펴야 할때라고 압력을 넣을 정도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금리인상설은 가능성 중의 하나였다.

전문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별 의미없이 슬쩍 건드려 보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금리인상 불가피성을 거론하는 세력이 부쩍 늘어났다.

재야 이코노미스트와 시장관계자들은 물론 금리정책당국인 연준리(FRB)까지
인상가능성을 비치고 있다.

금리인상설은 지난27일 피크에 달했다.

FRB의 금리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근 금리인상쪽
으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이 보도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한때 2백20포인트나 급락하면서
9,000선밑으로 수직낙하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인상시기와 폭이다.

시기와 폭을 결정할 관건은 앞으로 나올 경기지표들이다.

금리정책에 영향을 줄 지표들이 줄줄이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30일 1.4분기 경제성장률과 고용비용지수가 나오고 내달 8일에는 4월
실업률이 발표된다.

FRB는 이 지표들을 보고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의 견해는 양분돼 있다.

내달 19일 열리는 다음번 FOMC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조기인상 관측파와 올 하반기나 돼야 인상될 것이라는 측으로 나뉘어져
있다.

조기 인상론자들은 금리인상이 인플레예방책이므로 물가불안 기미가
나타날때 재빨리 올려야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낮은 실업률, 늘어나고 있는 개인소득과 소비지출등을 감안할때
조기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반기 인상을 예견하는 전문가들은 지난 1.4분기중 인플레가 연율로
0.2%에 불과해 물가불안 우려가 없다는 점을 꼽는다.

이런 상태에서 섣불리 올렸다간 경기가 소프트랜딩(연착륙)되지 않고
하드랜딩(경착륙)될 것으로 우려한다.

급격한 경기둔화를 몰고올수 있다는 것이다.

인상폭에서는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측과 0.5%포인트씩 인상할 것이라는 측으로 갈려있다.

재할인율은 그대로 두고 연방기금금리만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있다.

현재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은 연5.5%및 5%로 작년 3월 연방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된 게 마지막 금리조정이었다.

시기와 폭이 어떻든 미국의 금리인상은 국제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주가와 채권값이 떨어지고 유럽주가도 연쇄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고달러.엔저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훈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