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의 창업세대가 잇따라 자서전을 낸다.

정주영(83) 현대 명예회장이 지난달 두번째 회고록 "이 땅에 태어나서"를
펴낸데 이어 첫째 동생인 정인영(78) 한라명예회장, 넷째 동생인 정세영(70)
현대자동차 명예회장도 하반기중 자서전을 출간한다.

정인영 명예회장은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부도옹답게 직접 자서전을
집필하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정주영 명예회장을 도와 현대그룹을 일으킬 때의 이야기는 물론 현대양행
(현 한국중공업)을 빼앗겼을 때의 아픔과 최근 한라그룹의 부도를 지켜보는
쓰라린 심정을 아무런 가식 없이 생생하게 기록중이라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정세영 명예회장도 2백자 원고지 4만여장에 이르는 초고를 완성해 놓고
지금은 막바지 정리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서전은 "포니 정"이라는 그의 닉네임에 걸맞게 한국 자동차산업의
성장사가 중심이 되고 있으나 현대그룹과 한국경제의 성장기 비화도 상세한
자료와 함께 실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개인적인 발자취에 주력하기 보다는 한국경제 성장과정과 위기에 빠진
현실에 대한 분석을 담아 일반적인 자서전 스타일이 아닌 컬럼집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재계인사와 만남에서 주고받은 얘기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어 사료로서의
가치도 높을 것이라는게 주변의 이야기다.

< 윤성민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