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시장 먹구름..'선언'으로 끝난 G7 재무장관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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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7개국(G7) 재무장관및 중앙은행총재회의가 기대했던 엔회복책을 내놓지
않은채 끝났다.
이에대한 실망으로 엔이 다시 떨어지고 루피아 바트 등 다른 동아시아통화와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따라 일부에서는 아시아금융시장이 다시 혼조국면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G7 대표들은 15일 "국제환율안정을 위해 협력한다"는 추상적인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쳤다.
관심과 기대는 컸지만 알맹이는 별로 없는 회의였다.
과거 다른 G7회의들과 별반 다를게 없는 "또 하나의 회의"에 그쳤다.
무엇보다 관심의 촛점이었던 엔.달러환율 안정(고달러 시정)책이 나오지
않았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공동시장개입" 같은 실질적인 엔화 회복책은 성명
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회의결과에 대한 실망감은 시장에 바로 나타났다.
16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은 전날의 달러당 1백29엔선에서 1백31선으로
급락했다.
후장들어 일본은행의 시장개입 소문으로 한때 1백30엔선으로 소폭 회복
되기도 했지만 엔매도세가 워낙 강해 달러당 1백31.42엔으로 전날보다 2.14엔
이나 떨어졌다.
이같은 엔급락세는 다른 아시아환율에 즉각 영향을 미쳤다.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전날의 달러당 7천9백루피아에서 이날 8천75루피아로
떨어지고 태국 바트화는 달러당 39바트에서 40바트로 내려갔다.
싱가포르와 대만 말레이시아통화들도 모두 하락했다.
주가도 통화가치 하락으로 모두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4백15.53엔(2.5%)이나 폭락, 1만5천8백엔대로
내려갔다.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의 주가도 각각 1%내지 3.4%씩
급락했다.
물론 이번 회의에서 엔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였고 논의도 많이 했다.
5시간의 회의중 거의 2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엔화강세를 막자는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선 일본과 다른 나라들간의 시각차이를 좁혀지지 않았다.
일본은 경기부양책을 설명하고 G7의 엔화지지 협력을 요구했다.
경기부양책을 썼으니 이젠 시장에 함께 개입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이에대해 미국과 독일등은 일본에 감세와 재정지출확대같은 경기부양책을
즉각 실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일본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내수진작책으로는 경제를 침체에서 이끌어낼수
없다며 경제구조를 철저하게 개혁하라고 몰아부쳤다.
이들은 경기가 좋아지면 엔화도 자연히 회복된다는 논리로 일본의 협조
요구를 일축했다.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은 회담후 외환시장 협조개입문제는 회의에서
거론되지도 않았다고 언급, G7의 공동시장개입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성차관은 "G7회의직전 이뤄진 미.일
재무장관회담에서 양국이 환율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미.일이 함께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전인수식이었다.
시장개입문제에서 양측의 "해석차이"가 엄존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회의결과에 대한 외환시장의 반응은 냉냉하다.
미국투자은행 바클레이즈캐피탈그룹의 헨리 윌모어 수석 환율분석가는
"당초 예상대로 미국과 일본이 환율안정을 위한 공동시장개입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때문에 잠시 주춤하던 엔약세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엔화가 G7회의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단독으로 시장에 재차 개입하겠지만 미국과 일본간의 경제격차가
워낙 커 달러강세(엔약세)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적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당분간 엔달러 환율은 1백30-1백35엔 사이에서 형성되면서 고달러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렇지만 일본은행이 시장에 다시 들어올 가능성 때문에 엔이 1백40엔대까지
수직낙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체이스인베스트먼트뱅크의 외환딜러 올리비에르 브루엣은 "일본개입이라는
구름이 시장상공에 떠 있어 엔폭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엔이 1백25엔 수준으로 회복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회의를 통해 엔화가 회복되고 그 결과 동아시아 외환시장도
조기에 안정될 것이라는 희망은 일단 사라진 셈이다.
내달 열리는 G7 정상회담을 다시 한번 기대해보는 것외에는 엔을 끌어올릴
만한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다.
< 이정훈 기자 >
< 공동성명 요지 >
<>환율=환율은 그 나라 경제의 펀더맨틀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
과도한 절상이나 절하는 대내외적인 혼란을 불러오므로 공동저지해야 한다.
<>국제 금융시스템 강화=국제 금융체제 개혁을 위해 <>세계시장의 효율적인
기능 촉진 <>금융정보의 투명성 개선 <>각국의 금융감독시스템 강화
<>국제적인 금융감독규정 마련 <>외환위기에 대한 민간공동부담 등의 5가지
원칙을 도입한다.
<>G7 경제=북미및 유럽 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인플레율도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반면 일본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일본이 최근 내놓은 경기부양책은 환영할 만한 것이다.
남은 과제는 실천이다.
<>신흥시장=아시아 금융시장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구조의 낡은 틀은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개혁을 감독할 IMF와 같은 국제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흥시장은 "개방된 경제체제만이 공동번영의 지름길"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7일자 ).
않은채 끝났다.
이에대한 실망으로 엔이 다시 떨어지고 루피아 바트 등 다른 동아시아통화와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따라 일부에서는 아시아금융시장이 다시 혼조국면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G7 대표들은 15일 "국제환율안정을 위해 협력한다"는 추상적인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쳤다.
관심과 기대는 컸지만 알맹이는 별로 없는 회의였다.
과거 다른 G7회의들과 별반 다를게 없는 "또 하나의 회의"에 그쳤다.
무엇보다 관심의 촛점이었던 엔.달러환율 안정(고달러 시정)책이 나오지
않았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공동시장개입" 같은 실질적인 엔화 회복책은 성명
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회의결과에 대한 실망감은 시장에 바로 나타났다.
16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은 전날의 달러당 1백29엔선에서 1백31선으로
급락했다.
후장들어 일본은행의 시장개입 소문으로 한때 1백30엔선으로 소폭 회복
되기도 했지만 엔매도세가 워낙 강해 달러당 1백31.42엔으로 전날보다 2.14엔
이나 떨어졌다.
이같은 엔급락세는 다른 아시아환율에 즉각 영향을 미쳤다.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전날의 달러당 7천9백루피아에서 이날 8천75루피아로
떨어지고 태국 바트화는 달러당 39바트에서 40바트로 내려갔다.
싱가포르와 대만 말레이시아통화들도 모두 하락했다.
주가도 통화가치 하락으로 모두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4백15.53엔(2.5%)이나 폭락, 1만5천8백엔대로
내려갔다.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의 주가도 각각 1%내지 3.4%씩
급락했다.
물론 이번 회의에서 엔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였고 논의도 많이 했다.
5시간의 회의중 거의 2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엔화강세를 막자는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선 일본과 다른 나라들간의 시각차이를 좁혀지지 않았다.
일본은 경기부양책을 설명하고 G7의 엔화지지 협력을 요구했다.
경기부양책을 썼으니 이젠 시장에 함께 개입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이에대해 미국과 독일등은 일본에 감세와 재정지출확대같은 경기부양책을
즉각 실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일본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내수진작책으로는 경제를 침체에서 이끌어낼수
없다며 경제구조를 철저하게 개혁하라고 몰아부쳤다.
이들은 경기가 좋아지면 엔화도 자연히 회복된다는 논리로 일본의 협조
요구를 일축했다.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은 회담후 외환시장 협조개입문제는 회의에서
거론되지도 않았다고 언급, G7의 공동시장개입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성차관은 "G7회의직전 이뤄진 미.일
재무장관회담에서 양국이 환율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미.일이 함께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전인수식이었다.
시장개입문제에서 양측의 "해석차이"가 엄존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회의결과에 대한 외환시장의 반응은 냉냉하다.
미국투자은행 바클레이즈캐피탈그룹의 헨리 윌모어 수석 환율분석가는
"당초 예상대로 미국과 일본이 환율안정을 위한 공동시장개입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때문에 잠시 주춤하던 엔약세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엔화가 G7회의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단독으로 시장에 재차 개입하겠지만 미국과 일본간의 경제격차가
워낙 커 달러강세(엔약세)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적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당분간 엔달러 환율은 1백30-1백35엔 사이에서 형성되면서 고달러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렇지만 일본은행이 시장에 다시 들어올 가능성 때문에 엔이 1백40엔대까지
수직낙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체이스인베스트먼트뱅크의 외환딜러 올리비에르 브루엣은 "일본개입이라는
구름이 시장상공에 떠 있어 엔폭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엔이 1백25엔 수준으로 회복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회의를 통해 엔화가 회복되고 그 결과 동아시아 외환시장도
조기에 안정될 것이라는 희망은 일단 사라진 셈이다.
내달 열리는 G7 정상회담을 다시 한번 기대해보는 것외에는 엔을 끌어올릴
만한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다.
< 이정훈 기자 >
< 공동성명 요지 >
<>환율=환율은 그 나라 경제의 펀더맨틀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
과도한 절상이나 절하는 대내외적인 혼란을 불러오므로 공동저지해야 한다.
<>국제 금융시스템 강화=국제 금융체제 개혁을 위해 <>세계시장의 효율적인
기능 촉진 <>금융정보의 투명성 개선 <>각국의 금융감독시스템 강화
<>국제적인 금융감독규정 마련 <>외환위기에 대한 민간공동부담 등의 5가지
원칙을 도입한다.
<>G7 경제=북미및 유럽 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인플레율도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반면 일본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일본이 최근 내놓은 경기부양책은 환영할 만한 것이다.
남은 과제는 실천이다.
<>신흥시장=아시아 금융시장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구조의 낡은 틀은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개혁을 감독할 IMF와 같은 국제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흥시장은 "개방된 경제체제만이 공동번영의 지름길"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