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이후 2년연속 마이너스성장을 했던 반도체 수출이 올들어 증가세로
반전했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에 대해선 여전히 불안감이 많다.

수요둔화, 엔화약세와 대만업계의 증산, 가격하락, 덤핑제소 위협 등이
여전하다.

그러나 반도체산업을 불안하게만 볼 것은 없다.

삼성을 비롯한 한국업체들은 64메가제품에서 최고의 수율과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환율상승으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올해는 인텔의 "펜티엄II"와 6월에 출시될 "윈도우98"을 견인차로
16메가에서 64메가로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해다.

가격인하에 한계가 온 16메가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는 이제 거의
없다.

98년부터 향후 3~4년간 반도체업계의 기둥은 64메가다.

1천달러대 PC의 등장으로 메모리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발업체와 후발업체의 시차는 6개월에서 1년이나 된다.

이 정도면 생산라인당 연간 수익은 2천5백억원~5천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작년 10월이후 원화는 52% 상승했지만 일본엔화와 대만달러는 10%대
상승에 그쳐 수출경쟁력이 높아졌다.

급락세를 보였던 D램 현물가격은 3월중순 이후 16메가가 12.5달러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IMF사태로 유동성확보를 위해 현물시장에 재고를 쏟아부었던 한국
기업의 재고소진이 이뤄졌고 가격하락으로 채산성을 맞추지 못한 일본기업의
감산, 그리고 마이크론사의 덤핑제소 위협에 따른 대만기업의 증산억제
때문이다.

미국의 덤핑제소가 증산억제의 약이 되고 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1등은 살아남는다.

삼성을 제외한 한국의 후발2사도 64메가 양산에 힘쓰고 있지만 이들 2사는
고금리시대에 매출액의 2~3배에 달하는 차입금을 갖고 있는 것이 주가
측면에선 걸림돌이다.

올들어 반도체 주식을 매수하는 세력은 대부분 외국인이다.

삼성전자는 달러기준으로 보면 최근 3년중 최저수준이다.

반도체경기가 97년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은 없다.

D램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회사를 싼 값에 살 수 있다면 외국인
입장에선 주식을 갖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전병서 대우증권 연구위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