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같은 그리움" 소설로 엮은 망부가 .. 함정임씨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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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잃고 정신없는 중에 완당의 옛글들을 들추었습니다.
눈에 닿는 것마다 눈물되어 흐르던 때 어쩌면 그리도 내 마음을 담아
놓았을까.
읽고 또 읽다가 당신께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내세에는 그대와 나 땅을 바꾸어 태어나리.
나 죽고 그대 살아 천리 밖에 남는다면 이 마음 이 슬픔을 그대가
알리마는-
당신께 향하는 그리움이 흐르는 강물이라면 한 바다를 이루고도 넘쳐
대양이 되었을텐데.
당신도 그러합니까.
부디 편안하세요"
지난해 이맘때 서른 넷의 젊은 나이로 타계한 작가 김소진.
그의 1주기를 맞아 아내인 작가 함정임(34)씨가 소설집 "동행"(강출판사)을
내놓았다.
이 책은 오는 22일 경기도 용인 공원묘원에서 고인의 산문집 "아버지의
미소"(솔출판사)와 함께 망부에게 바쳐진다.
"동행"에는 남편의 투병생활 이후 "한마리 새가 되어 어둔 허공 속으로
날아"갈 때까지 두달여동안 나눈 "어둠 속의 대화"가 담겨있다.
아내는 뱃속의 두번째 아이가 남편보다 먼저 죽자 "태어나지 못한 불쌍한
아가"에게 "아빠가 떠날 낯설고 외로운 길, 길동무나 같이 하면 나 또한
태형이와 함께 평생 동무하며 살아갈 것"이라며 용서를 구한다.
제목이 왜 "동행"인지 눈시울 붉어지는 사람들은 안다.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 결혼생활을 되살린 "내 마음의 석양" "말은 슬프다"
"그리운 백마" "둥근 식탁" "열애" "행복" "병신 손가락"도 가슴시린 감동을
준다.
유작산문집 "아버지의 미소"에는 김소진이 서울대 영문과 재학시절인
84년부터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쓴 글들이 묶여있다.
습작기의 시와 소설 책글 인물글 대담글 사진연보도 정리돼 있다.
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소진은 사라져가는 우리 입말을
되살리며 탄탄한 리얼리즘 세계를 구축했던 작가.
함씨는 그보다 1년 일찍 등단했다.
두사람 모두 힘겨운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품으로 서로의 사랑을
승화시켰다.
<고두현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3일자 ).
눈에 닿는 것마다 눈물되어 흐르던 때 어쩌면 그리도 내 마음을 담아
놓았을까.
읽고 또 읽다가 당신께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내세에는 그대와 나 땅을 바꾸어 태어나리.
나 죽고 그대 살아 천리 밖에 남는다면 이 마음 이 슬픔을 그대가
알리마는-
당신께 향하는 그리움이 흐르는 강물이라면 한 바다를 이루고도 넘쳐
대양이 되었을텐데.
당신도 그러합니까.
부디 편안하세요"
지난해 이맘때 서른 넷의 젊은 나이로 타계한 작가 김소진.
그의 1주기를 맞아 아내인 작가 함정임(34)씨가 소설집 "동행"(강출판사)을
내놓았다.
이 책은 오는 22일 경기도 용인 공원묘원에서 고인의 산문집 "아버지의
미소"(솔출판사)와 함께 망부에게 바쳐진다.
"동행"에는 남편의 투병생활 이후 "한마리 새가 되어 어둔 허공 속으로
날아"갈 때까지 두달여동안 나눈 "어둠 속의 대화"가 담겨있다.
아내는 뱃속의 두번째 아이가 남편보다 먼저 죽자 "태어나지 못한 불쌍한
아가"에게 "아빠가 떠날 낯설고 외로운 길, 길동무나 같이 하면 나 또한
태형이와 함께 평생 동무하며 살아갈 것"이라며 용서를 구한다.
제목이 왜 "동행"인지 눈시울 붉어지는 사람들은 안다.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 결혼생활을 되살린 "내 마음의 석양" "말은 슬프다"
"그리운 백마" "둥근 식탁" "열애" "행복" "병신 손가락"도 가슴시린 감동을
준다.
유작산문집 "아버지의 미소"에는 김소진이 서울대 영문과 재학시절인
84년부터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쓴 글들이 묶여있다.
습작기의 시와 소설 책글 인물글 대담글 사진연보도 정리돼 있다.
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소진은 사라져가는 우리 입말을
되살리며 탄탄한 리얼리즘 세계를 구축했던 작가.
함씨는 그보다 1년 일찍 등단했다.
두사람 모두 힘겨운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품으로 서로의 사랑을
승화시켰다.
<고두현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