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업계가 국산영화 의무상영(스크린 쿼터)제를 완화할 경우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제프리 하디 미국 영화협회 부회장은 8일 김종갑 산업자원부 국제산업협력
심의관과 만나 "미국 영화업계가 한국에서 복합 영화관 사업 등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며 5억달러를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디부회장은 "현재 연간 1백46일 이상 국산영화를 상영토록 의무화하고
있는 스크린 쿼터제를 지킨다면 미국 영화업계가 계획하고 있는 복합 영화관
사업은 수지를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디부회장은 또 "스크린 쿼터제를 통해 상품성이 없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한국 영화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 국장은 하디부회장에게 "필요하다면 관계부처와 이 문제에 논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스크린 쿼터제의 완화 또는 철폐는 한.미 통상회담에서 미국측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항이다.

정부는 그동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외자유치를 위해 기존
입장을 수정할지 주목된다.

< 이동우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