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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월드컵 주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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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시청률 73.3%, 시청점유율 91%.

    지난 1일 서울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 펼쳐진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한.일친선 축구의 TV시청률 조사결과다.

    두 가지 모두 스포츠중계 사상 최고치로 월드컵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정을 입증한다.

    그러나 누런 잔디와 물이 안빠져 질퍽거리는 경기장에서 흙범벅이 된
    선수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착잡하다 못해 참담한 심경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런상황에서 정부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월드컵 주경기장 건립계획을
    백지화했다고 한다.

    IMF체제에서 4천억원이나 드는 주경기장을 신설하는 것은 낭비라는 논리다.

    대전 인천시가 건설중인 문학동 경기장을 확장하거나 잠실경기장을 개축해
    쓰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전해진다.

    LG의 뚝섬 돔구장 이용도 고려한다는 소식이다.

    문학동경기장은 당초 5만1천석짜리 주경기장으로 만들려면 설계에서
    공정까지 대폭 뜯어 고쳐야 할 것이다.

    LG돔구장 역시 복합경기장으로 설계된 만큼 축구전용구장으로 쓰려면
    상당부분 손을 봐야 함에 틀림없다.

    증개축이 신축보다 어렵다는 것은 상식이다.

    설계를 자주 바꾼 건물에 결함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 또한 허다하다.

    월드컵 주경기장을 짓겠다는 것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다.

    물론 IMF시대를 맞아 경제난국 타개가 지상과제로 등장한 마당에
    수천억원씩 드는 축구전용구장을 설립한다는데 난색을 표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용과 자존심은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한국경제 회생의 첫째 요건이 신인도 제고라는 외국인들의 주장도 간과할
    수 없다.

    월드컵이 8조원의 생산유발효과, 3조7천억원의 부가가치, 24만5천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월드컵이 실의와 무력감에 빠진 우리 국민들에게 하나의 비전으로
    작용하는 사실은 분명하다.

    독감에 걸렸을 때 소화가 안된다고 굶으면 체력이 떨어져 잘 낫지 않는다.

    처음엔 다소 짐처럼 여겨지는 일도 해내고 나면 축복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의기소침은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의 장벽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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