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집 나온 실직가장들을 위한 합숙소 건립을 추진한다.

강덕기 서울시장 직무대리는 26일 "경제불황의 최대 피해자인
실직자들이 집을 나와 노숙까지 하는 극단적인 행태가 나타나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서울시가 이들을 위해 합숙소 건립을 추진하는
등 가능한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시장대리는 이에 앞서 25일 밤 10시부터 11시까지 1시간동안 지하철
서울역구내와 서울역 대합실에 들러 실직자들의 노숙 실태를 살펴보고
간부들에게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현장시찰에서는 자선단체의 급식으로 연명하는 노숙자들의 수가
3백여명에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들중 상당수는 가정이 있으면서도
노숙하는 실직자인것으로 분석됐다.

시는 이에따라 노숙중인 실직자들의 규모와 생활상태 등 구체적인
실태를 파악해 보고토록 각 구청에 지시하는 한편 이를 근거로 합숙소
건립방안을 마련중이다.

시의 합숙소 건립방안에는 4대문내 공공건물중 한곳을 선정, 합숙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시는 이와함께 지난 94년 이용자 수가 격감, 폐지된 "시립 근로자
회관"의 재활용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노숙자중 실직자로 볼 수 없는
부랑아, 걸인 등을 시립보호시설에 수용하는 방안도 병행키로 했다.

시립근로자회관은 저소득 근로자들이 염가에 숙식을 해결 할 수 있도록
지난 61년부터 영등포, 남대문, 동대문 등 3곳에 건립됐으나 이용자수가
격감, 94년 폐쇄됐으며 현재는 재건축이 추진중인 영등포 회관을 제외한
나머지 2곳은 경찰기동대 숙소 등의 용도로 사용중이다.

< 류성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