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낚시 골프와 같은 동호회와 건강을 위한 친목단체는 많이 있지만 같은
종류의 병으로 투병생활을 하면서 건강을 도모하는 친목단체는 그렇게
흔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 중구 저동에 있는 인제대학교 부속 백병원 내과 당뇨병교실에 있는
당뇨인의 모임인 "엄나무회(회장 조용길)"가 바로 이런 모임이다.

"엄나무회"라는 뜻은 엄나무의 이름에서 따왔따.

엄나무의 껍질 또는 잎을 달여 마시면 혈당치가 낮아져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이 엄나무회는 87년 2월에 당시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던 회장과 같이
당뇨병 교육을 받고 있던 몇사람이 모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1년째
지속되고 있다.

물론 초창기에는 몸에 병이 있다는 수치심과 신분노출을 꺼려 활발한 모임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생활환경이 바뀌고 의식구조가 변하면서 지금은 약 1백30여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다.

이 모임의 특징은 당뇨인이라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는 "열린건강
친목단체"라는 것이다.

"엄나무회"의 목적은 당뇨병 치료를 위한 혈당조절과 각종 합병증의 예방에
있기 때문에 당뇨교육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 정신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회원들은 이를위해 철저한 생활개선을 하고 있다.

"엄나무회"는 매주 수요일 사무실(백병원측에서 제공, 270-0593)에 모여
오전 혈당검사를 한다.

곧이어 함께 점심을 하면서 경험담을 나눈다.

식후에는 40분정도 걷기운동을 하며 오후2시부터 3시까지는 백병원
당뇨병교실(신관9층 대강당 : 담당의사 임경호, 270-0007)에서 당뇨관리에
대해 필요한 교육을 받은 후 다시 오후 혈당검사를 한다.

한편 계절별로 등산 야유회를 통해 친목을 다지고 각종 당뇨병 행사에도
참여해 당뇨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입수하고 해외연수(주로 일본) 등을 통해
병원견학 정보교환 유대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우리가 이 모임을 통해 다짐하는 것은 일병식재 건강장수, 즉 한가지 병을
잘 다스려 다른 병을 물리치고 건강하게 살자는 것이다.

한가지 꼭 알리고 싶은 것은 당뇨병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도 이 모임을
통해 빨리 정상화됐다는 점이며 혼자서 투병하는 것보다는 여러사람이 함께
격려하고 도와주는 것이 매우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