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시작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은 지구상에
남아있는 "마지막 기회의 땅"에 대한 미국자본의 본격적인 "밭갈이"의
신호로서 세계경제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나라들의 관심거리다.

경제인들을 중심으로 5백여명의 대부대를 거느리고 사하라 이남의
6개국을 순방중인 클린턴대통령은 20년만에 처음 아프리카를 횡단하는
미국대통령이지만 12일간이라는 긴 여정은 과거에 없던 일로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높은 관심도를 입증해준다.

미국정부는 이번 클린턴 대통령의 순방을 "미국인들의 부정적인
아프리카관을 바꾸고 그동안 원조-피원조관계에 머물렀던 미-아프리카관계를
대등한 교역파트너로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의례적 설명이긴 하지만 대내적으로는 미국내 흑인사회의 여망을
반영하고 대외적으로는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정치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임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특히 세계최강의 슈퍼파워로 자리잡은 미국이 이제 "저임 노동력과
천연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대륙 경영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신호탄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현재 미국의 대(대)아프리카 무역은 전체 교역량의 1%수준이며 아프리카
국가들의 총수입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7%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국은 "아프리카 무역사무소"를 설치하고 지난 12일
하원에서는 인프라개발 지원, 무역특혜 등을 골자로 한 아프리카 무역법안이
통과돼 클린턴대통령은 이번 순방기간중 두툼한 보따리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과 아프리카간 무역과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신아프리카정책"의 선언은 가장 큰 선물이 될 전망이다.

아프리카는 세계인구의 13%인 7억2천5백만명의 거대한 미래 소비시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서구자본의 손길이 크게 미치지 않아 개발여지가
무궁무진하다고 할수 있다.

이번 클린턴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미국의 진출계획이 구체화되면
세계 각국의 투자가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제 외교적 걸음마를 시작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민간투자가 필수적이라고 판단, 외자유치에 열성적임을 볼때
더욱 그렇다.

비록 경제위기 때문에 해외투자의 위축이 불가피한 형편이긴 하지만
긴안목에서 우리기업과 정부도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몇몇 국내기업들이 유전과 광물자원 개발 위주로 아프리카에 진출해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빈곤 기아 질병" 등의 부정적 대아프리카
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구에 불어닥칠 선진 경제대국들의 아프리카 러시를 앞두고
우리 역시 아프리카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케 된다.

아울러 클린턴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경제적 이익이 있는
곳이라면 지구끝까지라도 찾아나서는 경제 정상외교의 한 전형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바가 적지 않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