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로 불황을 뛰어넘는다"

자동차업계가 신차를 쏟아 내면서 내수 확대에 총력전을 펴기 시작했다.

기아 카니발로 시작된 올해 신차경쟁은 삼성 SM5시리즈, 현대 EF쏘나타,
대우 마티즈로 이어지면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불황인데도 새 차를 계속 내놓는 것은 IMF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달리 풀어낼 방도가 없어서다.

소비진작책인 셈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 신형 아반떼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 17일 쏘나타
후속모델인 EF쏘나타 신차발표회를 갖고 판매에 나섰다.

아반떼 신형 모델인 올 뉴 아반떼는 부분 개량 모델이지만 EF쏘나타는
쏘나타I~III과는 전혀 다른 새 모델.

쏘나타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은 지난 10년간 1백만대 이상 팔려나간
중형차 베스트셀러의 명성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얼어붙은 중형차시장을 녹여줄 신무기다.

EF쏘나타 판매에 앞서 삼성은 당초 3월말부터 내놓을 예정이던 중형차
SM5시리즈를 출시일정을 앞당겨 내놓았다.

2천cc급 SM520과 2천5백cc급 SM525 두 차종이다.

특히 2천5백cc급은 닛산이 자랑하는 VQ엔진을 사용해 고출력과 저연비를
자랑한다.

외관은 평범하나 실내공간은 뛰어나다.

EF쏘나타와 SM5시리즈에 맞불을 놓기 위해 기아는 크레도스의 모습을
변경한 크레도스II를 내놓았다.

여기엔 국내 최소형 6기통 엔진인 2.0V6엔진 모델이 추가됐다.

기아는 또 2.5V6엔진차에 대응하기 위해 포텐샤에 2.5V6엔진을 달아
새롭게 내놓았다.

승용차 이외의 차종도 많이 추가됐다.

기아는 연초 카니발을 내놓은데 이어 지난달에는 강원도 홍천 대명스키장
에서 뉴스포티지 레토나 등 다목적차량의 합동 신차발표회를 가졌다.

카니발이나 뉴스포티지 레토나 등은 다목적차량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디젤을 연료로 사용해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IMF시대에 걸맞은 차종이다.

특히 카니발은 국내 첫 정통 미니밴으로 스타일은 물론 다양한 기능이
주목을 끌고 있다.

출퇴근에서 화물운반 레저에 이르는 모든 용도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대우자동차는 오는 27일 새로운 유형의 경차 마티즈의 신차발표회를 갖고
경차시장 확대에 나선다.

경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차체가 크다.

티코에 비해 폭과 길이가 10~15cm 커졌다.

높이는 1백50cm로 안정된 모습이다.

안전도도 높아졌으며 연비는 리터당 22.2km나 된다.

IMF시대가 제철인 차종이다.

현대 기아 대우 삼성 모두 "첨단 병기"를 내놓았다고 자부하고 있다.

과연 이들이 내놓은 차가 침체된 내수경기를 부추길수 있을지.

마냥 소비를 줄이는게 IMF체제 극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업계는 강조하고 있다.

새봄을 새차로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