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대화 용의가 있다고 우리측에 "운"을 뗀 배경과 진의가 무엇
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같은 북한의 입장을 우리측에 최초로 전달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이 밝히는 자초지종은 이렇다.

4자회담 참석차 제네바에 머물고 있는 유국장은 18일 오전 북한의 이근
차석대표가 "가까운 시일내에 공식적인 남북대화를 할 가능성이 높은데
남한측은 4자회담을 꼭 계속할 것인가"라고 물었다고 외교통상부에 알려
왔다.

유 국장은 이같은 이근의 질문에 "4자회담은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는게 외교통상부의 설명.

유 국장은 "북측이 차석대표를 통해 나에게 남북대화를 제의해 온다는 것은
채널상 적합한 것이 아니다"라며 공식적인 남북대화 제의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박정수 장관은 국무회의 보고 이후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앞으로 의연하게 북측의 추이를 주시하겠다"라고만 말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북측이 공식적으로 남북대화를 제의해온 것인지 자체가
불명확한 상태.

단순한 개인적인 대화에서 비롯된 해프닝일 수도 있고 북측이 "은근한"
의사타진을 해온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선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