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기술 어디까지 왔나"

전세계 전자업체들이 올하반기 미국에서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는 지상파
디지털TV방송 시장을 겨냥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등 국내 업체들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TV 기술개발에
나서 수상기세트를 완성하는 등 상당한 기술을 축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삼성은 매년 2백억원이상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최근 이분야에서
특허 1천5백건출원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따라 국내 기술은 선진업체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기술개발의 성과를 바탕으로 디지털TV는 제2의 반도체신화를
이룰 중요한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상파 디지털TV는 다채널 고선명 고음질 대화면 양방향성 등이 특징인
차세대 TV로 기존의 아날로그 TV와는 개념이 전혀 다르다.

디지털TV 방송은 현재 미국이 시험서비스에 들어갔으며 하반기부터 일부
상업방송사들이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도 미국방식의 표준(STSC)을 채택, 2000년 시험방송과 2001년
상용방송을 준비중인 단계다.

유럽과 일본도 고유방식의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2000년을 전후해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계 각국의 이같은 디지털방송 계획에 따라 디지털TV시장은 엄청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미국이 디지털TV방송으로 전면 바꾸는 오는 2006년까지
TV수상기만 1억9천만대, 2백83조원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내에서도 이 기간까지 9백만대, 14조원의 신규시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TV 시장에는 미국 일본 유럽등지의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모두
뛰어들었으며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3사가 총력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시장선점을 목표로 하고있지만 접근방식은
판이하다.

삼성이 디지털TV 수상기세트의 조기양산에 중점을 두고있는데 비해
LG전자는 세트공급과 데이터통신등 응용분야로의 확산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방위 전략을 펴고있다.

삼성은 이같은 전략에 따라 늦어도 2/4분기중 디지털 TV세트의 양산에
들어가 3/4분기부터 미국으로 수출키로 했다.

또 디지털TV 분야에서 자체개발한 핵심칩세트를 전략제휴사인 필립스에
공급, 지지기반을 넓히고 미국등 주요 방송사들과 디지털방송에 필요한
세트를 제공해 시장확대기반도 다지기로 했다.

삼성은 이에앞서 미국 차세대TV규격을 만드는 단체가 정한 고해상도(HD)및
표준해상(SD)등 18종류의 영상규격을 지원하는 디지털TV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초 미국 겨울전자쇼에서 미국 CBS방송사와 함께 시험방송을 실시해
성능을 인정받기도 했다.

LG전자는 세계최초로 내놓은 디지털TV 신호처리부 칩세트를 개량해 올해
하반기중 2세대를 개발할 계획이다.

1세대는 5개의 칩으로 구성돼있으며 2세대는 2개의 칩으로 훨씬
축소된다.

LG는 특히 칩 샘플을 TV세트부문에서 일본 샤프사, 디지털 VCR분야에서
일본 JVC사, PC수신카드부문에서 국내 오픈솔루션, TV모뎀등 데이터통신
부문에서 미국 인텔등에 제공했다.

이 회사들은 서로 다른 솔루션(최종제품)을 만들어 올초 미국 겨울전자쇼에
출품해 응용제품의 확산을 이루기도 했다.

LG전자는 이와함께 미국인수회사인 제니스사에서 1세대 칩을 응용한
수신장치(세트톱박스)를 4월중 양산, HD모니터와 함께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 디지털방송이란 ]]

디지털방송은 프로그램의 제작 송신 중계 수신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이
0과 1의 디지털화된 정보로 이뤄지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아날로그방식은 음성과 영상신호를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전자신호로 바꿔 이뤄진다.

디지털방송은 전송매체에 따라 디지털 위성방송, 지상파, 케이블TV
등으로 세분된다.

이 가운데 가장 시장이 큰 것은 역시 지상파를 통한 디지털방송이다.

지상파방송이 디지털화되면 현재 아날로그보다 TV화질과 음질이
2배이상 좋아진다.

특히 화면의 깜박거림이나 주사선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현상등이
해소된다.

무엇보다 채널수가 기존방식보다 4배정도 늘어나 다채널화가 실현될
수있다.

또 방송사업자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받기만하는데서 각종
주문형서비스등이 가능, 양방향성이 실현될 수있다.

디지털방송은 통신사업과 방송사업의 영역을 무너뜨려 이들의 융합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진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