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원장은 17일 오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조찬회에서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그룹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법적으로 인정해 주지
않아 문제가 꼬이고 있다"며 "지주회사를 허용해 재벌그룹을 공식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좌 원장은 "무조건 기조실 등 지배조직을 해체하라고 하면 기업들은 편법을
동원해 그 기능을 살리려 애쓸 것"이라며 "경영투명성과 책임경영은 오히려
저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들면 삼성 이건희회장이 삼성생명의 대표가 될 경우 비서실조직도
삼성생명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다"고 전제, "그렇게 되면 삼성생명의
비서실이 전혀 관계없는 다른 계열사의 경영에 간섭할 수 밖에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종이 다른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상황에선 기조실과 같은
종합센터 조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유일한 대안은 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