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주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새정부 출범이후 첫
차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차관회의는 장관급으로 격상된 국무조정실장의 기능과 위상을 확인
하는 최초의 시험대였다.

개별부처 역시 "장관급이 주재하는 차관회의"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 실장은 "차관회의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말로 회의를 시작했다.

국무회의를 실무적으로 보좌할 수 있도록 각 부처 차관들이 부처현안에
대해 일일이 챙겨달라는 뜻이었다.

차관회의를 단순히 기능적인 회의체로 만들지는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정 실장은 특히 "앞으로 정책 현안과제에 대해선 차관회의에서도 논의나
토론을 하겠다"고 밝혀 정책현안에 대한 부처간 조율기능을 극대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후 차관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날의 안건은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중 개정안(법무부), 행정정보공동이용에
관한 규정안(행정자치부) 등 모두 6건.

주무부처가 발제를 하고 해당부처에서 별 이견이 없어 모두 통과됐다.

정 실장은 회의를 마치고, 참석한 차관들에게 몇가지 주요 사항을 당부했다.

우선 각 부처별로 후속인사를 조기에 매듭지어 행정공백을 최소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업무의 인수인계과정에서 서류나 보안문서 등이 파기되거나 유실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이날 경제정책 수립과 관련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표했다.

산업자원부에 대해선 기업들이 겪고 있는 원자재난의 실상과 해결책을
연구해 다음번 차관회의때 발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재정경제부엔 물가대책을 정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정 실장은 또 "실업자가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범죄예방과 민생치안에
특별히 관심을 쏟을 것"을 해당부처에 당부했다.

이날 차관회의엔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등 19개부처 차관이 참석했으며
공정거래위부위원장과 예산청장, 중소기업청장 등이 배석했다.

<이의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