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제품에 대해 지적 재산권을 가진 기업은 그 제품이 외국에 수출됐다가
다시 자국내로 수입됐을 경우 지적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미국 대법원은 이에 대해 "행사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미대법원은 9일 캘리포니아주 소재 란자 리서치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가
외국에 수출한 모발관련 제품이 미국내로 재수입돼 판매되는 것을 중지시킬
아무런 권리가 없다는 판결을 만장일치로 내렸다.

존 폴 스티븐스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재산권의 소유자가 해당 상품을
상업적 유통에 편입시켰을 경우 그는 이 상품의 배급을 통제할 법적 독점권을
상실한다"고 판시했다.

란자는 지난 94년 이 제품들이 캘리포니아 카멜의 한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것을 발견했다.

지중해 소재 몰타의 한 배급업자가 이 제품을 수입해 뉴욕에 본사를 둔
퀄리티 킹 디스트리뷰터스라는 기업에 팔았으며 퀄리티 킹은 이를 다시
미국으로 들여다 판매한 것이었다.

란자는 퀄리티 킹을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법에 제소했다.

퀄리티 킹이 허락없이 자사 제품을 수입한 것은 상표법 위반이라는
주장이었다.

1심에서는 퀄리티 킹에 대해 란자측에 13만2천6백16달러를 물어주고 란자
제품의 미국내 판매를 중지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항소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대법원이 하급심의 판결을 뒤집었다.

스티븐스 대법관은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캄보디아, 트리니다드 토바고,
자메이카, 에콰도르, 스리랑카에서 판매되는 미국 기업의 상표등록 제품을
미국에 재수출하지 못하도록 이들 5개국과 협정을 맺은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