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가격 안정을 둘러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4년여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9일 런던 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 거래가는 전장인 6일 종가에 비해
배럴당 25센트가 떨어진 13.2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4년 3월31일 이후 최저치이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가격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석유생산량
감축을 위한 OPEC 특별회의의 개최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석유업계 전문지
중동경제조사(MESS)의 보도로 인해 촉발됐다.

이 신문에 따르면 릴와누 루크만 OPEC 사무총장은 유가안정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오는 16일 개최하자고 최근 제의했다.

이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그동안 생산량 감축을 주장해온
주요 회원국들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OPEC내에서 석유 감산에 반대해온 베네수엘라 등 일부 회원국들은
특별회의 소집 제안에 대해 긴급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자국의 생산쿼터보다 하루 1백만배럴 가량을 더 생산
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말 OPEC가 올해 산유량을 기존 하루 2천5백만배럴에서
2천7백50만배럴로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하락세를 지속해 왔다.

특히 주요 수요지역인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위기에 빠지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겨 왔다.

한편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드 국왕이 9일 지병 악화로 입원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유가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