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10일자) 중국판 뉴딜정책의 의미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국이 지난 7일 발표한 중국판 뉴딜정책은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있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미칠 파급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이샹룽(대상룡) 중국인민은행장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고
    있는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정부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충격을 완화하고 침체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내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사회간접자본시설과 농업 중화학분야 및 주택건설 등에 모두 1조달러
    (약 1천6백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이 행장은 또 수출을 늘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위앤화를 평가절하 하지는
    않을 것임을 거듭 천명했다.

    이같은 투자계획은 지난 2월 중국국무원이 앞으로 3년간에 걸쳐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를 7천5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전에 비해 상당히 구체성을 띤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이 그동안 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한 수출 및 외국인투자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검토해온 위앤화의 평가절하를 택하지 않고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것은 아시아 인접국들로서는 퍽 다행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동안 외환위기를 겪고있는 일부 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중국 위앤화도 평가절하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4백3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고 5백억달러의 외자가
    유입되는 등 외환사정이 좋아 최근에는 오히려 평가절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1월말 현재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2천3백81억달러로
    일본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제1위에 오른 것만 봐도 중국이
    위앤화의 인위적인 평가절하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중국이 지난 92년 덩샤오핑(등소평)의 남순(남순)이래 과열양상을 보였던
    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실시해온 긴축정책을 탈피해 앞으로 통화팽창과
    공공사업확대를 골자로 하는 중국판 뉴딜정책을 실시키로 한 것은 물가안정
    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중국의 이번 경기부양조치는 대내적으로 국유기업 개혁에 따라 발생할
    1천만명에 달하는 실업자를 흡수하고 21세기의 지속적인 경제성장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아시아지역에서 "경제대국 중국"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대로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과 밀접한 정치.경제적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위앤화의 강세와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동남아 지역의 조속한
    위기극복과 안정회복에 대한 신념을 고무시킬수 있을 것이다.

    이번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아시아의 외환.금융위기가 가라앉을
    때쯤이면 중국의 위상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 역내 중심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아시아 경제위기에 나몰라라 하면서 내수경기 진작에 인색한 일본의
    태도를 볼 때 경제규모에 걸맞는 중국의 책임있는 전략적 역할을 더욱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심약자의 한국 시장 투자법

      “한국 시장은 심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한 시장이 아니다.”지난 4일 미국 월가의 경제 분석가인 짐 비앙코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그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멀다고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시장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등 그야말로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유독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면서 강남 테헤란로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가 이란으로 착각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나온다.정말 심장이 약한 사람은 한국 시장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맞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최근의 변동성은 역사적으로도 큰 수준이지만, 지난 1년간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고 주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인한 리레이팅(가치 재평가) 기대도 유효하다. 시장의 단기적인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증시가 만성적인 저평가에서 벗어나 추세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그렇다면 심장이 약한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상장지수펀드(ETF) 전문가로서 필자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우량주에 고르게 분산된 ETF를 꾸준히 분할 매수하는 것이다. 우선 ETF는 투자자에게 종목 선택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지난 2025년을 보면 코스피는 연간 76%나 상승했지만, 코스피 지수에 포함된 세 종목 중 한 종목은 마이너스 수익

    2. 2

      우리의 찬란했던 청춘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나는 코카인을 흡입하거나 대마초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이건 티끌만큼도 자랑스럽지 않지만 내가 늦되고 수줍음 과잉이라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연모하는 소녀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채 내 사춘기는 지나갔다. 나는 미술실에서 밤늦게까지 정물화를 그리거나 혼자 조용히 책을 읽었다. 청소년기의 내 취향은 청고했는데, 그건 친교의 범주가 좁았거나 남자건 여자건 나쁜 인간을 피해 나간 행운 덕분이다. 스물 중반 출판사에 입사해 편집 일을 배우며 비로소 사람들과 친하게 어울리며 맥주를 입에 댔다. 내일은 없다는 듯 퍼마신 날들A 선생과는 출판사 편집부에서 번역자와 편집자로 만났다. 나는 스물다섯 살로 새내기 편집자고, A 선생은 마흔한 살로 꽤 이름난 번역가이자 술꾼이며 낚시꾼이었다. 영자신문 기자를 거쳐 번역가로 나선 A 선생의 영어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내 첫 일감이 A 선생이 번역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 원고 교정이었다. 헌책방에서 구한 <어둠의 심연에서>라는 카잔차키스 산문집을 읽었을 뿐이었다. 그런 처지에서 ‘피의 여로’를 겪은 작가의 생애를 속속들이 알게 된 뒤 언젠가 작가의 고향이자 무덤이 있다는 지중해의 크레타섬을 가보리라는 결의를 혼자 속으로 다졌다.내가 A 선생과 만난 1980년은 화요일로 시작되는 윤년이었다. 유신헌법으로 장기 집권을 꾀하던 독재자가 죽은 이듬해 광주 5·18 항쟁의 비극을 목도했다. 그해 컬러TV가 전국 시판을 시작하고, ‘전국노래자랑’이 KBS TV에서 처음 방영되었다. 8월 말 장충체육관에서 통일주체국민회의 표결로 전두환이 대통령 권좌를 차지하고, 곧 대학 휴교

    3. 3

      [이고운의 자본시장 직설] 상장을 재촉하는 전화가 울리면

      ▶마켓인사이트 3월 24일 오후 4시 4분중국에서 2024년 즈음 자주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F) 등 투자자가 연락하면 중국 기업인들은 긴장했다. “약속한 기한 안에 귀사의 기업공개(IPO)가 어렵다면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고, 응하지 않으면 소송 등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말이 나올까 봐 걱정돼서였다. 중국에서 IPO가 쉽지 않았을 때의 풍경이다.2년 전인 2022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2022년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스타마켓(커촹반) 등에 상장하려는 기업이 줄을 이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반도체 등 혁신 기술기업 상장을 반겼다. 그해 중국 본토에서만 399개 기업이 상장으로 857억달러(약 128조원·언스트앤드영 집계 기준)를 조달했다. 세계 IPO 규모가 공모금액 기준으로 전년보다 61% 급감하는 동안 중국만 3% 늘었다. 中 IPO 위축의 파장IPO에 관한 중국 당국의 기조는 이듬해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부진하자 정책의 중심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신규 상장이 급증하면 청약에 자금이 몰려 증시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묶인다. 기존 상장사의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국은 IPO를 암묵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그 여파는 2024년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중국 국유기업 켐차이나(중국화공그룹)의 자회사인 농약·비료 기업 신젠타를 비롯해 많은 기업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그 배경에는 당국의 압박이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그해 중국 본토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100개 남짓에 그쳤다.이 여파는 IPO를 전제로 투자금을 유치하던 중국 기업들에 미쳤다. 상장 문턱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은 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