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결산 등을 통해 부실기업을 우량업체로 둔갑시켜 금융기관에서 거액의
어음을 할인받은 뒤 회사를 부도내고 1천6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기업주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1부(안대희 부장검사)는 9일 태흥피혁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린 신화그룹 회장 이은조(51)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분식결산을 주도한 태흥피혁 경리상무 정모씨(44) 등 2명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IMF체제이후 상장기업대표가 고의부도혐의로 구속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94년부터 (주)신화와 태흥피혁의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 신용을 양호한 것처럼 가공한 뒤 C은행 등 4개 금융기관에서
어음할인금명목으로 1천6백92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씨는 분식결산을 통해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과대포장한 뒤 매연저감장치
등 이들 기업의 신기술제품이 대량납품계약을 체결한 것 처럼 과대포장해
은행 등에서 어음을 할인받은 것으로 검찰조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가 이런 방법으로 태흥피혁의 주가를 6배이상 인위적으로
상승시키는 등 주가를 조작한 뒤 부도직전 보유주식을 처분,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회사소유의 매연저감장치의 특허권을 60억원
에 처분,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신화그룹이 적자를 숨키기 위해 수출입실적을 부풀리고 채무와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분식결산을 했으며 금융기관들은 분식된 재무제표를
믿고 무담보 대출을 해줬다고 밝혔다.

<이심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