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씨는 70대후반 스코어를 착실히 유지하는 싱글핸디캡골퍼였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골프에 불만이 많았다.

그중 가장 맘에 걸리는 것이 롱아이언이었다.

싱글핸디캐퍼쯤 되면 롱아이언을 어느정도 자유자재로 다뤄야 하는데
실제로는 아주 부실했던 것.

그는 3번아이언거리를 대개 5번우드로 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연습장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내가 쇼트아이언샷에 자신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클럽길이가 짧으면 치기 쉬운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쇼트아이언을 잘 치는 이유는 그만큼 연습량이 많고 또 그클럽에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연습장에만 오면 나는 항상 샌드웨지부터 빼들며 연습을 시작하지 않는가"

그날부터 L씨는 "최초의 연습클럽"을 3번아이언으로 정했다.

연습장에만 나오면 3번아이언부터 빼들고 샷을 날리기 시작한 것이다.

보름쯤 그런 순서로 연습을 하자 차츰 롱아이언샷도 쭉쭉 뻗어 나갔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L씨의 발상전환은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짧은 클럽에서 긴클럽 순서의 연습은 쉬운클럽에서 어려운 클럽순으로
치는 것이다.

쉬운클럽을 가장 먼저치고 또 많이 치면 그만큼 그클럽에만 자신감이
붙는다.

따라서 아예 롱아이언을 첫연습클럽으로 선택, 그 클럽을 가장 친근하고
익숙한 클럽으로 만드는 것이다.

"연습은 잘 될때까지 하는 법"으로 L씨의 롱아이언이 바로 그런 혜택을
받은 셈.

L씨 스토리는 그 많고 많은 "롱아이언 정복법"중 가장 솔깃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