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파 영화배우 방은희(31)씨가 드라마 첫주연을 맡아 무르익은 연기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방영중인 SBS드라마스페셜 "옛사랑의 그림자"(극본
김도우 연출 김한영).

방씨는 이 드라마에서 버림받은 한 여자의 사랑을 향한 비정상적 집착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대본을 보고 너무 슬퍼 펑펑 울었어요.

드라마같은 애틋한 사랑은 못해봤지만 가슴이 아팠어요.

미련이나 후회를 별로 안하는 제 성격과 달라 감정잡기도 힘들었지요"

소재는 진부하기 짝이 없지만 그의 열정적인 연기때문에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청순한 처녀,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버림받은 가련한 여인에 이어 복수하는
악녀역까지 여러 색깔의 연기를 동시에 보여준다.

"쉬운 장면이 하나도 없었어요.

화끈한 연기는 차라리 쉬운데 감정을 절제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촬영을 마칠때가 되니 이제야 감이 오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아요"

연출자인 김한영 PD로부터 "많이 생각하되 조금만 표현하라"는 주문을
받았지만 "조금은 오버액션한 것같다"고.

그는 "이 드라마가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함께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예전 연극과를 졸업한 방씨는 그동안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폭넓게 활동해왔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