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변하는 상황판, 계속되는 전화.

순간순간이 판단의 연속이다.

특히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하루 하루가 전쟁이다.

오늘은 삼성증권 음악동호회 "엔돌핀"의 연습날.

일주일간의 팽팽한 긴장을 한 풀 접고 하나둘씩 연습실로 모여든다.

피곤한 몸이지만 모두 모여 화음을 맞추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삼성증권 "엔돌핀"은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93년 3월에
구성하였으며 매주 화요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현재 회원은 총26명으로 필자외에 김복영 부장, 맹영재 정호영 과장,
장우진 대리 등이 참여하고 있다.

5살의 나이를 먹으면서 한 번의 정기연주회와 작은 음악회들을 가졌다.

보여주기 위한 음악보다는 마음에 간직하고 싶은 노래를 부르기에 엔돌핀이
만드는 무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사내 결혼식이 있으면 지방도 마다하지 않고 정성을 다해 축가를
선사하기도 했으며 사내행사시 단골 초대손님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이 아름답다"

일단 엔돌핀에 들어오면 사원이건, 과.부장이건 직급을 떠나 모두 형
동생이 된다.

각자 다른 소리가 모여 하나의 화음으로 어우러지는 합창.

거기에는 겸양의 마음이 있고 조화의 미덕이 있다.

각박하고 긴장감이 도는 현실에서 마음을 열고 눈을 맞추며 노래를 하다
보면 삶은 한결 풍요롭고 여유가 생기게 마련이다.

작년말 제2회 정기연주회를 준비했으나 사회분위기상 잠정 연기하였다.

"아드레날린"을 쏟아내는 현재의 시대적 어려움 앞에 책임있는
금융인으로서 선봉장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고, 우리의 노랫소리가 이 땅에
엔돌핀을 피워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혼을 다한 제2회
정기연주회를 준비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