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개선 약정과 관련, 은행들이 기업들에 비밀보장을 위한 각서를
제출했다.

이관우 한일은행장은 24일 롯데호텔에서 11개 주거래계열 대기업의
오너들을 초청, 오찬간담회를 갖고 재무약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행장은 "담당심사역으로부터 업무목적 수행을 위한 사유
외에는(재무구조개선 계획서의) 내용을 절대로 외부로 누설하지 못하며 만약
이를 위반했을 때에는 면직 등의 강력한 징계를 감수하겠다는 각서를
받았다"며 "기업들에도 같은 내용의 서약서를 보내도록 했다"고 밝혔다.

조흥 등 다른 은행들도 기업들이 제출한 재무구조개선 계획서를 심사하는
신용조사역및 심사역 등으로부터 "기업정보를 외부로 유출할 경우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제출받았다.

은행들이 재무약정업무와 관련된 직원들로부터 각서를 받는 것은 기업비밀
을 유지하도록 한 재무구조개선 약정 12조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자칫
기밀이 흘러나갈 경우 해당기업의 영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편 26개 대기업그룹들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위한 계획서 제출을 이날
완료했다.

계획서를 넘겨받은 은행들은 부채비율 등을 놓고 심사작업을 진행중이다.

은행들은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대기업의 경우 강도높게 구조조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은 25일 한일은행을 시작으로 이달안에 은행과 기업간에
맺어진다.

조흥 상업 제일은행 등 26일 약정을 체결한다.

재무약정이 체결되면 은행들은 매년 2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이행사항을
점검한다.

은행들은 기업들이 당초의 약속대로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을 때 신규
여신중단은 물론 기존여신까지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성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