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의 체인지업 PC냐, 삼성전자의 국민형 PC냐"

1백30만대를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PC시장(노트북 제외)을 놓고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간의 주도권 다툼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보컴퓨터가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체인지업PC를 내놓고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자 삼성전자는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높인 국민형PC 개념을
앞세워 대대적인 반격에 착수해 주목받고 있다.

삼보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야심작 "체인지업"을 기반으로 지난94년 삼성에
1위자리를 뺏긴 이후 줄곳 16%대에 머물러있는 시장점유율을 올해 22~25%
(30만대)까지 끌어올려 삼성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겠다는 야심이다.

특히 이 회사는 이번주부터 펜티엄MMX 2백33MHz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한 중저가 체인지업도 판매할 예정이어서 데스크톱PC의 모든 제품군에서
삼성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반해 부동의 수위자리를 지켜온 삼성전자는 체인지업PC가 월평균
2만대정도 판매되면서 삼보의 추격이 예상외로 거세지자 "국민형 PC"를
내놓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삼성은 94년 22%(28만대)의 점유율로 업계 1위에 올라선 이래 95년
24%, 96년 30%, 97년 36% 등으로 줄곳 점유율 상한가 행진을 거듭해왔고
올해도 최소한 35%(50만대)정도는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이 삼보의 체인지업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출시한 국민형PC는
조그다이얼 원터치버튼 자동복구기능 등 사용자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소비자 욕구에 부응한다는 전략제품.

이와함께 양사는 최대 성수기인 졸업및 입학시즌을 맞아 대대적인 광고전을
통해 시장주도권을 장악한다는 계획도 세워 관심을 끈다.

삼성은 현재 사용중인 PC의 3대중 1대가 자사 제품임을 강조하며 "삼성이
한국의 표준컴퓨터를 만들어간다"는 광고컨셉트를 내세웠다.

이에반해 삼보는 최근 "세상엔 두가지 종류의 PC가 있다"는 새로운
광고전략을 들고나왔다.

"무료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PC와 그렇지 못한 PC가 있다"는 카피를 앞세워
삼성의 시장몰이를 차단키로 했다.

한편 업계관계자들은 최근의 삼성과 삼보간의 치열한 시장경쟁에 대해
"극심한 침체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PC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반기면서 "삼보의 추격이 거세기는 하지만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반격을 감안할 때 1~2위 업체간의 시장판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