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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칼럼] 엘리트와 돈 .. 박영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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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인의 뇌물사건에 이어 국립대 교수들과 전직법관들이 또다시 금전관계
    로 구속되었다.

    이들도 그 요란하던 정치인들의 금전비리에는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나 다가오는 자신의 멸망을 자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요즘엔 인간이란 존재의 본질을 새삼스레 생각하게 하는 일이 많다.

    인간지혜의 한도를 느끼며 분개하기보다 서글퍼진다.

    금력에는 마성이 있다.

    돈은 사람의 눈을 흐리게 하고 자신의 의사와는 달리 손을 움직이게도 한다.

    인간은 그렇게 허약하다.

    다른 사람의 고통,다른 사람의 불법비리는 용케도 캐내어 어김없는 처방을
    내리면서 자신의 일은 한치 앞을 내다볼 줄 모르는 것이다.

    법정에서 추상같이 죄인을 단죄할 때,혹은 겁먹은 환자를 질타하며 치료의
    메스를 들이댈 때 다음 순간 자신에게 닥칠 멸망의 비극을 어찌 상상
    했겠는가.

    인간의 지혜에 대한 한도를, 남의 잘못은 샅샅이 끄집어 내면서도 자신의
    멸망은 자각하지 못했던 어리석음을 한탄한다.

    또 하나.

    아무리 신문을 살펴보아도 받은사람 이야기는 요란한데 준사람 이야기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주는 사람이 있으니 받는 사람이 있다는것은 명백한 논리다.

    받고 형을 치르는 사람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항변할는지도 모른다.

    그리스의 신은 잔인하다.

    "신은 큰죄 지은 자를 벌하는데 절대로 그들을 죽이지 않는다. 미치게
    한다"고 했으니.

    우리나라의 신은 더 잔인하다.

    "유능한 자 유명한 자를 골라 미치게 하고 죄를 짓게 한다".

    우리나라 신이란 "돈"이다.

    유명정치인들, 교수들, 전직법관들, 명성이 혁혁한 분들의 지능이란 그
    정도였을까.

    수감되는 그들의 표정이 차라리 인지를 초월한 운명의 잔혹함을 느끼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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