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씨가 골퍼들의 그린행을 유혹한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IMF 한파속에서도 골프장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것.

그러나 IMF체제가 골프풍속도를 바꿔놓아 요즘엔 그린피를 각자 부담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

"골프치러 가자"는 말을 듣고 으레 제안자가 부담할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낭패를 볼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골퍼A씨는 지인인 B씨의 제안으로 지난주말 골프장에 갔다.

이럴 경우 지난해까지는 대체로 B씨가 그린피를 부담했다.

A씨는 그러려니하고 골프장에 갔는데, 그 골프장은 골퍼가 도착하는대로
그린피를 받는 곳이었다.

A씨는 일단 11만2천원을 냈다.

라운드를 마치고 나니 이번에는 캐디피계산이 기다렸다.

그럴때 미적거리는 성미가 아닌 A씨는 3만원을 얼른 지불했다.

그런데 식사가 끝나고 차에 오를때까지도 B씨는 별말(?)이 없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A씨의 뇌리에는 "14만2천원"이 떠나지 않았다.

"다음 라운드부터는 각자 부담의 기본아래 그린피를 누가 낼것인지 확실히
정하고 나가야겠다"는 것이 A씨의 결론이었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