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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0일자) 꺼지지 않는 아시아 금융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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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금융불안이 요즘 다시 악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1월말 뉴욕에서 열린 외채구조 조정협상이 타결된뒤 한때 달러당
    1천5백원대까지 떨어졌던 원화환율이 엊그제는 다시 달러당 1천7백원대로
    올랐으며, 실세금리를 나타내는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도 한때
    연 18%대로 떨어졌다가 21%대로 반등했다.

    이처럼 금융불안이 다시 심화된 배경에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는
    동남아 통화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현재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의 혼란이 가장 심각하다.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폭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고정환율제시행을 고집하는 바람에 IMF및 미국과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다음달 10일에 있을 대통령선거에서 수하르토대통령이 7번째
    당선되면 장기집권과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반정부시위가 격화돼 정정불안과
    경제위기가 맞물려 증폭되는 최악의 상황을 빚기 쉽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대한 우리기업의 수출은
    수출입은행의 수출보험제공이 중단된 지난달부터 이미 크게 줄었으며
    대다수의 건설기업들도 현지공사를 중단하고 철수할 채비를 차리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들도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빚을 받기 어려워지는 등 상당한
    피해가 우려돼 산업은행이 협상대표로 채권단에 합류하는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중국 위앤(원)화의 평가절하가 몰고올 파장에 비하면 인도네시아
    위기는 별것 아니다.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각국은 외채상환과 외자유입을
    위해 수출증대를 통한 국제수지흑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데 중국이
    평가절하를 단행할 경우 이같은 기대가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불러올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아직까지는 위앤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수출감소와 외자유입위축이 가속화돼도 이같은 다짐이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아시아 금융불안을 좌우할 또다른 변수는 일본의 내수침체및 엔화의
    약세지속이다.

    부동산값과 주가폭락으로 인한 부실채권누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일본
    금융계에 인도네시아 위기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최대의 채권국가로서 채권규모가 1천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은 지난 18일 3천억엔의 긴급자금지원을 서둘러 발표했는
    데 만일 중국이 평가절하를 단행하면 일본경제마저 파국을 맞을수 있다.

    당장 3월결산을 앞둔 일본 은행들이 우리기업에 빌려준 2백억달러가
    넘는 단기외채를 조기회수할 경우 시중에 유포된 이른바 "3월 대란설"은
    피할수 없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고 민간기업의 외채연장률도
    70%를 넘자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외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누그러지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는데, 상황은 정작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앞으로 6개월정도가 외환위기 극복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만큼 냉철한
    상황인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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