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증권사들에게 고객예탁금을 전액 증권금융에 예치토록 함에 따라
증권업계에 자금확보비상이 걸렸다.

증권사들은 3조4천억원에 달하는 고객예탁금을 마련하려면 단순계산으로
제2금융권에 풀려있는 2조4천억원의 콜자금을 회수하고 추가로 1조원이상을
차입하거나 상품주식을 처분해야 한다며 자금시장과 증권시장에 연쇄
충격을 줄 것이라고 18일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이날 증권금융에 예탁해야할 3조4천억원(현재 고객예탁금의
95%)을 마련하기 위해 예탁금전액예치에 따른 대책회의를 회사별로 잇따라
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지난해말 상품주식을 많이 처분한데다
채권도 대부분 담보로 제공하고있어 자금마련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D증권사의 자금담당임원은 "증권업계는 현재 모두 10조원을 단기
차입하고 있어 자금사정이 매우 열악하다"며 당장 종금사 은행 등에
빌려주고 있는 2조4천억원(16일 현재)의 콜자금을 회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고객예탁금을 전액 증권금융에 예치토록 함으로써
증권업계는 물론 제2금융권전체에 연쇄 자금파문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며 예탁금전액예치를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협회는 "예탁금전액예치보다는 영업용순자본비율제도를 최대한
활용, 순자본비율이 1백%이하인 증권사에 대해서만 예탁금을 전액
예치토록 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박주병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