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국내은행들이 인도네시아에 운용하고 있는 외화자산을 회수
하기 위해 외국은행들과 손을 잡는다.

국내 은행들이 채권회수를 위해 외국은행과 제휴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태국등 다른 동남아국가들의 채권회수때도 이같은 방안이 활용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스탠더드앤드차터드은행과 스위스연방은행
(UBS)이 주축이 돼 추진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채권은행단에 최근 정식으로
가입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기업및 금융기관에 대출해준 채권을 회수
하려면 국내 금융기관들이 직접 활동하는 것보다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외국은행과 제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에따라
스탠더드앤드차터드은행과 스위스연방은행 중심으로 추진되는 인도네시아
채권은행단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외국은행들은 동남아지역 국가들과의 금융거래가 주로 싱가포르에서
이뤄지고 있어 채권은행단 업무는 싱가포르 지점에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채권은행단 구성이 현재 마무리단계여서 이번 주말께 첫
회의가 열릴 것"이라며 "산은 싱가폴 현지법인 대표가 이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운용중인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자산이 대규모
(은행권 34억달러, 종금사 15억6천만달러, 97년3월현재)인 점을 감안, 이
회의에 국내 금융기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채권회수뿐 아니라 채권보전 만기연장 등 채권은행단에서 추진되는
갖가지 정보를 국내 은행들과 공유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이와관련, 산업은행측은 지난 17일 열린 은행장회의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협조를 요청했다.

금융계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영향력있는 외국은행들과 제휴할 경우 해당국
과 채권회수등에 대한 협상때 도움을 얻게 될 것"이라며 "외화자산이 운용
되는 다른 동남아국가에 대해서도 유사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기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