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에 따른 자금난과 경기위축으로 국내 주요기업들이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산업부는 17일 자동차 조선 기계 방적 유통 등 20개 업종의 주요기업
2백개사를 대상으로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설비투자액은 모두
24조2백43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1%나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지난 93년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여온 설비투자는 지난해 전년대비
9.7% 감소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업종별로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된 자동차(39.4% 감소) 조선(61.5%)
철강금속(38.0%) 석유화학(68.4%) 반도체(35.5%) 등 5대업종의 감소폭이
특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자본재 산업인 일반기계(3.4% 감소) 정밀화학(20.6%) 정보통신기기
(21.9%) 등의 경우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내용도 합리화 연구개발 공해방지 등을 위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덜 줄어든 대신 과거 대기업들이 주력했던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투자는
대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다수 조사대상업체들은 고금리의 영향으로 높아진 금융비용 부담 때문에
설비투자를 축소했다고 응답했다.

통산부는 IMF체제로 인한 고금리 금융경색 경기위축 등의 복합적인 영향
으로 설비투자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호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