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장세는 막을 내리는가.

종합주가지수가 7일째 미끄럼을 탄 것이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된
것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외국인 "대망론"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외환위기 악화, 원.달러환율 상승반전, SK증권.JP모건 송사,
외국인 주식보유비중 20% 초과 등 외국인 주식매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탓이다.

<>외국인 순매수 급감 = 외국인은 지난 16일 48억원어치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17일에도 3백98억원에 머물렀다.

통계상으로는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전에 나온 주문이 낮은
가격에 체결되는 것에 불과하고 이번주 내내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경식 SBC워버그증권이사)

<>배경 = 인도네시아에서 불어오는 외환위기 바람으로 원.달러환율이
1천7백원대로 올라선 게 외국인을 위축시키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는 정정불안과 고정환율제(커런시보드) 시행 등으로
다시 달러당 1만루피아대로 떨어졌다.

다행히 IMF가 커런시보드설치에 대해 "양해" 했다는 소식으로 17일
동남아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으나 불안요인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실정이다.

동남아위기는 원.달러환율의 불안으로 연결되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이날 한때 1천7백20원대까지 치솟아 3월말까지 일시적으로
2천원까지 오를 것(대우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금리가 떨어지기 힘들고 한동안 잠잠하던 기업부도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도 장기투자자들의 한국주식
매수를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환은스미스바니증권 관계자는 "정리해고가 법제화되는 등 올들어
구조조정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 졌으나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아직 없는
실정"이라며 "메릴린치 피델리티 쟈딘플레밍 등 장기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선 구조조정이 명시적으로 실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망 = 외국인은 순매수를 유지할 것이나 주가상승을 이끌 정도로
강하게 사들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는 18일께 무디스사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3단계 올릴 예정이나 여전히
"투자부적격"인데다 불안정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나가노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는
"루머"도 외국인 매수를 늦추게 하는 요소다(송동근 ABN암로증권이사).

다만 한국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작년말같은 "투매"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데도 이견이 없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