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전당대회"를 앞두고 옛 신한국당과 민주당간 법적 통합절차를
매듭짓기 위한 한나라당의 체제정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6일 서울동작을 지구당 등 6개 지구당개편대회를 연데 이어
17일 서울중구 등 29개 지구당개편대회를 가졌다.

19일까지는 신한국당과 민주당쪽 지분정리가 끝난 2백3개 지구당의 개편
대회를 모두 마칠 예정이다.

아직 교통정리가 안된 46개 지구당도 곧 조직책을 선정, 체제정비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지구당개편대회는 외견상으로는 합당절차를 밟기위한 요식행위이기는
하나 한나라당 내부사정을 보면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3.10 전당대회에서 자유경선을 실시, 총재를 비롯한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당권확보를
겨냥한 현지도부와 중진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당내 역학관계에 따라 새로운 연대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합당약속"에 따라 전당대회에서 당연히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는 조순
총재측은 이한동 대표 이기택 전민주당총재 진영과 급속도로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조총재와 이대표는 사무총장에 민주계의 새로운 수장격인 서청원 의원을
앉힘으로써 신주류 구도를 서서히 형성해나가고 있다.

조총재와 이대표는 3월 전당대회에서 경선을 통한 지도제체 개편은 촉박한
시간이나 후유증을 감안할 때 부적절한 것으로 주변설득에 나서는 한편 경선
대비책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기류는 이회창 명예총재의 총재직 복귀 움직임을 주저앉히려는
포석이라는게 지배적 견해다.

이 명예총재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 않지만 그를 지지하는
상당수 초.재선 의원그룹의 "경선"뒷받침을 통해 전당대회에서 다시 당권을
거머쥐어야 한다는게 측근들의 판단이다.

이 명예총재가 이날 과천.의왕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으며 정치활동 재개의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명예총재측은 여기에 민정계의 한 축인 김윤환 고문이 힘을 얹어줄 경우
세력분포면을 고려할 때 당권확보는 시간문제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구당개편대회 종료직후인 20일 열리는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3.10 전당대회에서 당지도부를 경선을 통해 전면 개편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