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들쭉날쭉하면서 그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루 1천억원을 웃돌던 순매수 규모는 파업 우려감으로 지난 11일에는
6백33억원, 12일에는 2백73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사흘째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숨
돌리기" 차원의 일종의 전략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시장에 대한 모건스탠리투자지수(MSCI)가 높아진 것을 계기로
아시아및 유럽계펀드들이 급한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해 놓고 있어
이제부터 국내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매수완급을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영섭 ING베어링증권 영업담당부장)

게다가 미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어
미국계자금의 유입도 주춤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송동근 HG아시아증권영업담당이사)

이런 보폭조절은 앞으로도 서너차례 반복될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총파업위기는 넘겼지만 고용조정법의 국회통과여부나 오는 3월
금융대란설과 국내 기업들의 외화부채상환불능에 따른 외환위기설이라는
복병도 버티고 있기 때문.

물론 다음주초께 국제신용평가기관인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도를 상향
조정한다는 재료는 있지만 주가에는 이미 반영됐다는 시각이 강하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을 보는 큰 그림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징검다리식 재료들이 나타날 때마다 매수와 매도 강도를 조절하겠지만
순매수 기조는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큼직큼직한 악재성 재료에는 차익매물을 내놓겠지만 주가가 적정선
(470~480)까지 조정을 받으면 다시 매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차승훈 자딘플레밍증권영업부장)

< 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