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하고 본사가 후원하는 "제21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 이틀째인 12일에는 기업생존을 위한 경영혁신전략이 중점 논의됐다.

이날 초청된 신재철 한국IBM 사장의 성공사례발표를 간추려 싣는다.

< 편집자 >

======================================================================

한국IBM은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맞는 기업혁신 방안을 끊임없이 추진해
왔다.

특히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적시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실시,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IBM은 지난 92년부터 본사차원의 경영난 타개를 위해 2년간에 걸쳐
8만5천명의 직원을 내보내는 대대적인 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한국IBM도 이같은 본사정책에 맞춰 생존전략으로서의 구조조정 단계를
거쳤다.

한국IBM에서는 93년부터 2년간 3차례에 걸쳐 전체 1천5백명의 직원중
31%에 해당하는 직원을 명예퇴직프로그램을 통해 내보냈다.

국내에서 처음 실시된 이 퇴직프로그램의 기본 원칙은 회사와 퇴직자
양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WIN-WIN)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원칙아래 사내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을 우선하고
퇴직할 경우에는 직원들이 다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갖가지 지원책을
마련, 퇴사에 따른 직원들의 저항을 최소화했다.

1차 프로그램에서는 회사가 어떤 사업부서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강화할
것인지를 설명한 후 자발적인 퇴직 결정을 유도했다.

퇴직 신청자에게는 퇴직금이외에 10개월분의 월급을 추가지급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적용했다.

2차에서는 앞으로 사업을 철수할 부서를 고지한 후 이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신청과 재교육을 통한 부서이동 작업을 동시에 추진했다.

3차에서도 마찬가지 방식을 실시해 94년까지 총 4백86명을 줄였다.

이 퇴직프로그램에서 한가지 더 특징적인 것은 사내 창업제도를 실시,
6개의 지원 협력회사를 만들어 직원들의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했다는 점이다.

또 창업교실도 열어 직원들이 퇴사후에도 재취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었다.

최근들어 국내 경제가 IMF구제금융으로 어렵게 되자 각 기업들은 너나 할
것없이 제살깍기에 나섰다.

기업들은 정리해고라는 악수를 두어서라도 기업경영을 정상화시켜야할
시점에 와 있다.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IBM의 명예퇴직 프로그램은 성공적인 케이스로
재평가받고 있다.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IBM은 당분간 전과 같은 구조조정 단계는 필요없을 것 같다.

한국IBM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오직 고객들을 위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만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