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장관의 기용은 "꾀돌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진 점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청와대를 기획기능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생각에서
만든 정책기획수석에는 탄탄한 논리를 갖춘데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논리를 갖춘 전문 경제관료인 강장관이 적임자이라고 평가했을 것이란게
주변의 관측이다.

김중권 비서실장이 "김당선자가 직접 골랐다"고 밝혀 이런 관측을 뒷받침
한다.

강장관은 차관급인 청와대수석으로 "격하"되는데 대해 "직급의 높낮이가
무슨 문제가 될수 있느냐"며 흔쾌히 수락했으며 김당선자도 이 소식을
접하고 무척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강장관은 옛 경제기획원에서 출발해 5차례의 경제개발계획 수립에 전부
참여한뒤 차관보를 지내고 총리행정조정실장 등을 거쳐 기획과 부처간
업무조정을 줄곧 담당해 왔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 정통부 장관으로 정부 각부처의 정보화를 원활히 종합조정해 왔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위성과외방송을 시작해 놀고 있던 무궁화위성을 일부나마 활용할수 있게된
것도 그의 조정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가 정통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현장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현장우선"의 업무추진방법을 예고하고 있다.

강장관은 매달 다섯차례에 걸쳐 정보화원로 기간통신사업자 중소기업 등
5개분야의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 업계의 애로사항을 직접
들어 왔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통신사업자 대주주 지분제한에 대해서도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등 경제정책에 대해 시장기능을 중시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매사를 꼼꼼하게 챙기며 업무처리에서 신중하지만 추진력이 약하다
는 평을 받고 있는 강장관이 새 정부에서 요구되는 개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관심거리다.

<정건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