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허용키로한 가운데 30대 그룹
계열사중 상장 계열사의 내부 지분율이 평균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그룹이 외국인 주식취득시 이사회 사전승인 요건인 33.3%
에도 못미칠 정도로 내부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방어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1일 기준 30대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상장.비상장 계열사의 내부지분율은 평균 43.0% 수준이나 1백85개
상장 계열사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26.67%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동일인 3.46%, 특수관계인(배우자, 8촌이내 혈족,
4촌이내 인척 등) 4.51%, 계열회사 17.43%, 자기주식 1.27% 등이다.

그룹별로는 금호그룹이 12.39%로 내부지분율이 가장 낮았고 해태 12.40%,
아남 13.66%, 진로 14.55%, LG 16.69%, 코오롱 19.10%, 선경 19.75%, 대림
19.75%, 신호 19.82% 등 9개 그룹이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해당 기업의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고도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한도가 현행 10%에서 33.3%로 높아짐에 따라 30대 그룹중 이들 22개 그룹의
계열사 대부분이 적대적 M&A에 노출될 위험에 처한 셈이다.

게다가 극심한 자금난으로 추가적인 지분율 확보 등 대응력이 크게
취약해진 상태임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무차별적인 기업사냥에 무방비로
노출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또 나머지 그룹들도 평균 내부지분율이 한진 34.11%, 롯데 34.66%, 동부
34.66%, 쌍용 34.81%, 현대 37.30%, 동국제강 40.09% 등의 분포를 보이고
있어 일부 계열사는 적대적 M&A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