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 "''사''자 돌림"의 고소득 전문직업에도 IMF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이에따라 관련 자격증만 따면 대기업이나 행정부처 회계법인 종합병원
대형 법률법인(로펌) 판.검사 등으로 "입도선매되던 취업패턴도 전혀
딴판으로 변모하고 있다.

"자격증=평생보장" 이라는 신화가 고소득 전문직부터 서서히 깨져가고
있는 셈이다.

고소득 전문직에 찬바람이 몰아친 것은 배출 인력은 늘고 있으나 불황의
장기화로 취업문이 좁아진데다 이미 개업중인 사람들도 일감이 급감,
수입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가의 고시열풍과는 달리 정작 2년전 사법시험에 합격해 이달말
사법연수원 졸업을 앞둔 1백90명의 사시 37회생들 가운데 40여명이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법률구조공단 경찰 행정부 등 각종 기관에서 특채인원을 대폭
줄인데다 연수원 졸업생 20~3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던 개인변호사
사무실도 잘 나가는 몇개 사무실을 빼고는 신규 채용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5백여명이 배출될 내년에는 절반 가까이가 "취업실패"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법조계는 내다보고있다.

이달 레지던트를 마치는 전문의들도 좁은 취업문을 실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부산소재 P의대의 경우 일반외과 전문의 졸업예정자의 절반이 아직
일자리를 얻지못해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개업이 어려워져 전문의들의 병원행이 늘고 있으나
병원들이 감량경영에 나서는 바람에 취직문은 그만큼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신증축을 한지 2~3년미만의 병원들이 경영애로를 크게 느끼고
있다며 이들의 부도사태가 이어지면 의사 취업난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공인회계사도 대형 회계법인들이 몸집줄이기를 하고 있어 취업문이
바늘구멍으로 좁혀진데다 중소기업의 연쇄도산 등으로 개업메리트도
사실상 사라져 이래저래 취업난의 고통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