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상승을 위한 일시적인 숨고르기(단기 조정)인가, 상투를 친 뒤
하락세로 돌아서는 과정인가"

2일 주가가 큰폭으로 밀리자 증권가에선 향후 주가향방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외환위기로 인해 수면 아래로 가려져 있던 한국경제의
어려운 현실이 외채협상타결 이후 새롭게 부각된 것이 주가하락으로
연결됐다는 원인 분석에선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 해결가능성과 외국인 매수세를 원동력으로 주가는 지난해말
350대에서 2백포인트이상 급등했지만 경제 기본여건이 크게 호전되지
않아 경기를 반영한다는 1백50일이동평균선을 뚫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주가 조정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외채협상이후 환율은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으며 금리는 20%미만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 신용잔고와 고객예탁금 등
증시주변의 수급구조는 여전히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지난달 31일 종합주가지수 25일이동평균선이
75일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중기골든크로스가 발생, 일시적인 조정을
거쳐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현대증권 고경배 시황분석팀장은 "인도네시아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가능성과 종금사 폐쇄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가능성으로 주가가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급락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며 "조정폭은 크지 않으며
상당기간 주가가 횡보하는 기간조정국면을 나타낼 것"으로 진단했다.

당분간 기관과 외국인간 매매공방이 벌어지면서 600선 돌파를 재차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수론이긴 하지만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는 관측도 있다.

이들은 외환위기 해결이라는 호재는 협상타결로 이미 주가에 반영된
노출된 재료이며 은행 보험 등 기관투자가의 매도공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 점을 꼽는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노사정협의회가 결렬되는 등
경제기본여건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유동성장세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