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기아자동차 처리문제와 관련, 산업은행의 대출금
출자전환 등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뒤 제3자 매각 등의 후속대책을
검토키로 했다.

인수위 경제1분과위는 2일 진념 기아그룹회장과 통산부관계자들을 불러
기아자동차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산은의 출자전환을 조기에 추진, 우선
경영정상화에 전념키로 했다.

경제1분과위 정우택 위원은 "기아자동차의 생산차종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경쟁력이 있는 편이고 설비도 우수해 즉시 매각하는 것보다 정상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정위원은 "산은 출자전환을 통한 경영정상화 방침에는 기아측과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나 이후 처리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인수위 차원의 공식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정상화후 처리문제는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공기업형태를
유지하거나 <>제3자매각 <>공개매각 등의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진회장은 기아자동차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연내에
국내에서 5천억원, 해외에서 5천억원 등 1조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라면서 기아의 제3자매각에 반대하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회장은 국내에서는 산업은행 등 7개 채권은행의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하고 종업원지주제를 확대하는 한편 해외에서는 포드와 해외펀드 등의
증자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진회장은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기아자동차의 경제적인 힘은
대기업보다 약하지만 축적된 기술은 우수하다"면서 "제3자 인수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계열사를 정리해 자동차 전문회사로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증자를 촉진하기 위해 올 상반기내에 노조의 인사-경영권침해를 막고
고용조정까지 가능하도록 단체협약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기아자동차 정상화를 위해서는 노조의 권한이 강화된 단체협약의
개정과 아시아자동차 기아특수강 기산 등 계열사에 대한 2조8천억원의
지급보증채무 해소방안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수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