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C)는 생명과 관계가 깊은 원소로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유기계의 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원자의 수로 헤아려 사람몸에 가장 많은 원소는 수소(H)이고 다음은
산소(O), 그 다음은 탄소이다.

숯은 탄소덩어리다.

탄소를 의미하는 영어의 카본(carbon)은 라틴어의 숯(carbo)이라는 말에서
나왔다.

연필심으로 쓰이는 흑연도 탄소덩어리다.

다이아몬드도 마찬가지다.

과학자들은 다이아몬드가 공기를 차단하고 섭씨2천도로 가열하면 흑연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후 탄소로 인공다이아몬드를 만들게 됐다.

탄소는 발명왕 에디슨에 의해 아주 유용하게 쓰이기 시작했다.

그는 1879년 10월21일 탄소필라멘트를 써서 40시간이나 빛을 발할수 있는
백열전등을 발명했다.

탄소섬유의 효시인 셈이다.

탄소섬유는 가볍고 강성이 높아 플라스틱 금속 세라믹스 등과 복합해서
유용되고 있다.

스포츠용품에서 우주기기의 소재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지난 85년에는 탄소원자 60개가 축구공 모양으로 결합된 프로렌(C60)이란
물질이 발명됐다.

이 물질은 21세기 재료혁명을 이룰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91년에는 일본서 탄소나노튜브(nanotube)가 발견됐다.

탄소나노튜브는 육각형고리로 연결된 탄소들이 긴 대롱 모양을 이루는
지름 1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미세한 분자다.

인장력이 강철보다 1백배 강하고 유연성이 뛰어나다.

이 나노튜브가 다발로 묶이면 반도체성격을 띤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과학자가 밝혀냈다.

영국서 발행되는 과학잡지 네이처지는 최근호에서 임지순 서울대교수와
2명의 미국인교수가 거둔 연구성과를 소개했다.

연구결과가 실용화되면 기존의 실리콘반도체보다 집적도를 1만배가량
높일수 있다.

"탄소반도체시대"가 열릴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낸 것이다.

우리 과학자의 능력을 국제사회에 알린 쾌거이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하에 놓이면서 국가신인도에 관심이 높아졌다.

우리의 과학기술력이 신인도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