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IMF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국내진출 외국 컴퓨터업계가 대량 감원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감량경영에 나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실리콘그래픽스 한국NCR 한국유니시스 한국IBM
등 외국 컴퓨터업체들은 IMF 한파로 주요 수요처인 대기업들이 전산투자를
크게 줄이거나 유보해 최근 극심한 영업난을 겪게 되자 전에 없던 감원과
임금동결 등 본격적인 자구책 마련에 착수했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지난달말까지 전사원을 대상으로 퇴직신청서를 받는
한편 올들어서는 임금을 동결했다.

이 회사는 조기퇴직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사장부터 신입사원에게 8~12개월분
의 월급을 일시불로 지불한다는 조건아래 퇴직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유니시스도 최근 전직원의 연봉동결을 발표하고 15년이상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조기퇴직프로그램을 실시,16명의 인원을 퇴사시켰다.

이 회사는 앞으로 상황변화에 따라 조기퇴직프로그램을 추가 실시하는
문제를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한국NCR 역시 올해 임금동결과 함께 조만간 관리직을 중심으로 전체
직원의 10%를 퇴사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IBM은 전직원의 올해 연봉을 동결하고 임원진 연봉의 10% 삭감
조치를 실시했다.

한 인사담당자는 "감원까지는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으나 올해 신규채용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해 최근의 경영난을 대변했다.

한편 임금협상을 앞둔 한국휴렛팩커드(HP) 한국오라클 한국디지탈 등도
앞으로 상황변화에 적극 대처키로 함에 따라 그동안 매출성장세만을 구가
하던 외국 컴퓨터업계가 당분간 전반적인 감량경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박수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