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기술금융(KTB)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19회
벤처기업상 시상식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KTB하이테크빌딩에서 열렸다.

영예의 과학기술처장관상은 (주)나노하이텍이 차지했고 KTB사장상은
건아기전(주), 한국경제신문사장상은 (주)로커스에 돌아갔다.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이들 3개 업체는 새로운
기술분야의 국산화개발을 통해 수입대체및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등 벤처기업의 참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됐다.

수상업체의 성장과정과 기술개발노력을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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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커스(대표 김형순)는 추위를 모른다.

나라 전체를 꽁꽁 얼려버린 IMF한파도 먼곳의 남의 일로 여겨질 뿐이다.

임금삭감 정리해고란 무시무시한 말들이 난무하는 속에서 30여명의
신규채용을 서둘렀으며 특별상여금도 준비하고 있다.

임직원 평균나이 29세.

혈기방장한 젊은이들의 집단이라서가 아니다.

틈새시장을 예리하게 파고든 경영전략,대기업그룹의 쟁쟁한 경쟁사를
저만치 따돌릴 정도의 높은 기술력에 힘입어 연평균 2백40%의 초고속
성장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라틴어로 "정상"이란 뜻의 로커스가 설립된 것은 지난 90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재학중 영화의 마력에 빠져 미국 유학을 떠났던
김대표가 전공을 틀어 경제학(뉴욕 주립대)과 경영학(MIT대, 컬럼비아대)
공부를 마치고 89년 대학동창 1명과 함께 뉴욕에 조그만 사무실을
차리면서부터 기회는 찾아왔다.

옆 사무실에서 음성사서함시스템(VMS)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유태인 젊은이들을 눈여겨보았다.

"바로 이거다"싶어 이듬해 곧바로 짐을 쌌다.

친구들과 함께 몇푼 안되는 돈으로 로커스를 차렸다.

우선 팩스정보검색서비스를 제공하면서 CTI(컴퓨터전화통합)기술을
기반으로한 콜센터사업에 뛰어들었다.

CTI는 전화고객상담용 콜센터시스템에 컴퓨터기술을 접목, 고객들이 언제
어느때고 필요한 정보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통신기술이다.

예를들어 고객상담전화가 오면 상담원의 단말기화면에 상세한 고객정보가
뜬다.

상담원은 이를 보며 상담에 응하게 된다.

고객의 거래실적에 따라 상담 우선순위도 부여하고 상담원이 바뀌어
처음부터 되풀이해야 하는 불편도 덜수 있다.

요즘은 고객만족을 위한 서비스 질 향상과 인건비절감이란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신기술이었다.

음성사서함시스템(VMS)도 주력사업분야의 한 축으로 키워나갔다.

이들 기술분야가 서서히 알려지면서 시스템구축 주문이 폭주했다.

폰뱅킹을 도입한 조흥 제일 신한 강원 등 10여개의 은행과 한통프리텔
SK텔레콤 한솔PCS 39쇼핑 등에 관련시스템을 설치하면서 고객을
확보해나갔다.

매출곡선도 따라서 가파르게 치솟았다.

90년 1억원에 불과하던게 95년 30억원으로 뛰었고 96년에는 60억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2백20억원으로 확대됐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30%.

회사명과 같이 업계 최정상에 서있다.

올해 매출은 5백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오는 2000년에는
2천5백억원선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현지의 외환위기로 태국 프로젝트가 무산됐지만 올 상반기부터는
중국을 중심으로한 동남아지역 국가에 관련시스템및 소프트웨어 수출에
힘을 쏟는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기술분야에 대한 연구개발활동은 끊임이 없다.

모든 유무선 통신수단을 이용해 전달되는 정보를 어디서든 확인해볼수
있는 고도지능망(AIN)시스템을 개발, 내년부터 서비스할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통신의 출연으로 수행되고 있는 이 연구개발사업에는 대우 LG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인터넷전화도 개발, 오는 2000년부터는 상용화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