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중견 아파트건설업체인 중흥건설(주).

최근들어 이 회사는 지역건설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주난으로 대량감원이나 임금동결 또는 삭감조치를
단행하고 있는 다른 회사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흥건설은 지난 연말 직원의 25% 가량을 승진시키고 특별승호를 단행했다.

게다가 임직원 자녀에 대한 장학금 지급과 함께 오는 4월에는 임금인상도
계획하고 있다.

중흥건설이 IMF한파속에서도 공격경영을 펼칠 수 있게된 것은 3년전부터
공들여온 "내실경영"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구조조정을 하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이 회사의 트레이트마크는 물량공세였다.

그러나 이런 경영방식은 다른 회사를 자극, 사업확장에 따른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에따라 정회장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내실경영체제로 전환하기로 하고
은행빚부터 갚아버렸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빚을 얻어 사업확장을 시도할 때 중흥건설은 자기
자본 범위안에서만 착수했다.

또 비업무용 토지 3곳을 팔아 1백50억원이라는 현금도 확보했다.

정회장은 인력관리에도 상당한 비중을 뒀다.

신규인원의 채용을 대폭 축소하고 기존인력 교육도 신경썼다.

전문강사를 초청, 기술교육과 자체교육을 통해 임직원의 실력향상에
힘썼다.

이에따라 지난해 6월 한국품질인증센터로부터 토목.건축시공.건축설계.
공사관리.사후서비스 등 건설 전부문에 걸쳐 ISO9001 인증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완벽한 시공을 위해 정회장은 수시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협력업체 관리에도 남다른 열성을 보인다.

계약을 체결할 때 적절한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무리하게 공사비를 깎지
않는다.

기성비의 경우 인건비는 현금으로 주고 공사비는 현금과 2개월짜리 어음을
지급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파이낸스 회사를 설립, 협력업체들이 중흥건설에서
받은 어음을 저리에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의 이같은 변화는 바로 아파트 분양률로 연결됐다.

건실한 경영과 품질향상이 소비자에게 알려진 것이다.

극심한 불황속에서도 현재 건설중인 광주 풍암지구 아파트의 경우 분양률이
60%를 상회하고 있다.

이곳의 평균 분양률이 3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때 대조적이다.

극심한 불황속에서도 이같은 공격경영을 펼치자 사원들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회사일을 자기일처럼 하며 회사물자 절약과 경비절감에 앞장선다.

소비자.거래처.사원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이같은 "역발상의 경영"이
불황을 이기는 최대의 무기인 셈이다.

<광주=최수용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