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가 아니더라도 병원도 일종의 자율구조조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병원은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는 특수한 서비스기관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출을 줄일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올해초 선임된 최규완 삼성의료원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에 중책을 맡게돼
어깨가 무겁다며 결연한 각오로 의료계까지 몰아닥친 IMF한파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원장은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지난해 전직원이 알뜰히 병원살림을 꾸린
결과 병원적자를 전년도의 3분의 1 수준인 2백억원 안팎으로 줄였지만
환율상승으로 병원의 시설및 장비에 대한 리스지불대금이 커져 그 성과가
퇴색하게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서비스제고와 의학연구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의사 간호사
약사 병리사 등 의료인력을 줄일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감원 감봉의 우려를 불식시킨 덕분에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졌다며
근검절약을 산하 4개병원으로 확산시켜 허리띠를 질끈 동여맬 작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설립이후 보호자가 간병할 필요가 없는 병원, 촌지를
받지 않는 병원, 환자가 기다리지 않는 병원 등 3무병원이 모범적으로
정착돼왔습니다.

앞으로도 의사와 간호사를 독려해 모든 산하병원이 친절과 정성이 밴
진료를 하도록 이끌어나갈 생각입니다"

그는 산하병원의 특화전략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진료 연구 교육이 조화된 초일류병원, 삼성제일병원은
여성질환및 유전학연구전문병원, 강북삼성병원은 강북지역의 최고종합병원,
마산삼성병원은 마산 창원 진해지역의 최고종합병원이자 응급.산업의학의
메카로 육성시켜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최원장은 "삼성의료원이 설립초기여서 연구기반이 다소 미흡하지만 젊은
의사를 키워나가고 있어 수년내에 명실상부한 국내최고 병원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척박한 국내의료환경속에서 새로운 병원문화를 일궈낸
저력을 되살려 병원경영에 활력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