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중 1만여명의 은행원이 은행을 떠난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까지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신청을 받은
제일 서울 등 13개 은행의 퇴직신청자는 총 8천2백46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기업 수출입 경기등 다른 은행들도 이달중 명예퇴직을 실시한다는 방침
이어서 이달중 은행을 중도퇴직하는 사람은 줄잡아 1만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1만여명은 26개 일반은행직원 11만여명의 10%대에 달하는 수준이다.

은행원 10명당 1명이 뱅커의 타이틀을 떼는 셈이다.

이같은 인원이 한꺼번에 은행을 떠나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지난 80년 군부숙정때는 주로 임원과 부점장급들이 은행을 그만두었었다.

더욱이 대부분 은행들은 다음달 주총에서 상당수 임원을 물갈이할 예정
인데다 정리해고가 도입되면 감원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은행원에게
올해는 차가운 "해고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까지 명예퇴직신청을 마감한 은행의 퇴직신청자수를 은행별로 보면
제일은행이 1천8백4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제일은행이 당초 예정했던 1천2백명보다 6백40명이나 많은 수준.

특히 점포장급만 1백15명이 퇴직을 신청했다.

서울은행에서도 점포장급 1백70명을 포함, 1천4백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
했다.

또 외환은행도 9백75명(점포장급 90명포함)의 직원이 명예퇴직을 택했다.

이날 마감한 한일은행도 1천여명이 중도퇴직을 희망했으며 국민은행에서도
8백여명이 은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경남 부산 충청등 지방은행에서도 총 1천9백56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경기은행은 오는 20일까지 퇴직신청을 받고 있다.

이처럼 은행원들이 대거 명예퇴직의 길을 선택한 것은 정리해고제가
도입되면 특별퇴직금을 한푼도 받지 못하게 되는걸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
된다.

은행들은 이번 명예퇴직자에게 최고 84개월치 본봉을 명예퇴직금이나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 하영춘.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