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다국적기업들의 아시아.중남미기업 사냥이 본격화되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인 로버트 플레밍은 19일 지난해 아시아 중남미 등 이른바
"이머징 마켓"지역의 M&A(기업인수합병)실적은 74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95,96년 두해동안의 실적합계를 웃도는 것으로 서구 다국적기업의
M&A가 80%(600억달러)를 넘는다.

플레밍의 이머징마켓담당인 로렌스 헤이워스는 "서구 다국적기업들은
현재 이머징 마켓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며
"고통받는 아시아기업과 민영화가 예상되는 브라질기업 등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는 등 이런 경향이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지역의 지난해 M&A규모는 180억달러로 96년(70억달러)보다 두배이상
많아졌으며 중남미는 290억달러로 M&A최대지역으로 부상했다.

플레밍은 특히 부채덩어리가 된 아시아기업들의 경우 외국자본의 인수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없는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시장개방요구에
의해 서구기업의 M&A에 더욱 추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선 이미 프록터&갬블(P&G)이나 코카콜라 네덜란드화학회사인 DSM
등이 통화가치와 주가하락으로 고통을 겪는 아시아기업들을 유혹하기 시작
했으며 소로스같은 금융투자자들도 한국에 투자단을 보내는 등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서구기업들의 아시아기업 M&A는 이 지역경제의 부활에 촉매
역할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육동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