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와 연극이 결합된 이색공연이 펼쳐진다.

사물놀이 한울림(예술감독 김덕수)은 2월1일~9일 서울 문예회관대극장에서
콘서트라마 "사물 이야기"를 공연한다.

콘서트라마는 콘서트와 드라마의 합성어로 음악 스토리 영상 조명 등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공연형태라는 것이 한울림측의 설명.

"사물 이야기"는 78년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음악으로
발전한 사물놀이의 탄생 20주년을 축하하는 공연이자 사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음악극을 통해 공연문화의 새 지평을 열어보겠다는
한울림의 야심찬 무대다.

동명의 동화책(김동원 작)를 각색한 "사물 이야기"는 평화로운 세계인
하얀나라를 무대로 한다.

어느날 잿빛귀신이 나타나 하얀나라의 임금과 네 아들을 쫓아버리고
온 나라를 병들게 한다.

하늘님의 계시를 받아 동서남북으로 흩어진 네 아들은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각각 꽹과리 징 북 장고를 얻는다.

네 아들이 하얀머리산에 모여 사물을 연주하자 비와 바람 천둥 번개가
일어나 잿빛귀신을 물리치고 사람들의 병을 고친다.

임금과 네 아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벌이며 이상적인
공동체를 회복한다.

총기획을 맡은 강준혁씨(스튜디오메타 대표)는 "전통에 뿌리를 둔 가, 무,
악과 사물의 강하고 순수한 울림으로 민족의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염되고 부패한 사회가 평화롭고 이상적인 공동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예술적 언어로 표현, 희망적인 메세지를 전하겠다는 것.

연출은 "불좀 꺼주세요" "넌센스"의 중견연출가 강영걸씨, 음악은
사물놀이의 원조인 김덕수씨가 맡았다.

김덕수씨는 "사물 등 다양한 한국악기와 각종 생활용품, 구음, 경기.남도
소리 등의 음악이 이야기를 진행하는 "소리의 언어화"를 시도하고 여기에
춤, 코믹한 의상, 다채로운 영상과 조명을 곁들여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연극평론가 구히서씨가 대본을 썼고 국악인 안숙선씨가 작창을 담당한다.

한울림예술단 18명과 한울림가무악단 12명, 부산색동어린이사물놀이
9명 등이 출연한다.

평일 오후7시30분, 토 일 오후4시 7시30분.

문의 : 765-7951.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