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18일 "지금 당장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노동자가 정리해고제를 수용해주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이날 저녁 KBS신관 공개홀에서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줍시다"
라는 주제로 열린 "국민과의 TV대화"에서 "어떤 기업에서 정리해고를 실시
하면 20%가 해고되고 80%의 근로자는 유지되지만 정리해고를 안하면 100%가
실업자가 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당선자는 특히 "경제청문회는 반드시 해야 하고 새정부출범후 그렇게
멀지 않은 시일내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기업구조조정과 관련,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고 사외이사들
이 기업경영을 감독하게 해 기업 투명성을 보장시키겠다"며 "기업총수들이
기업경영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고 잘못하면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당선자는 대기업의 소유.경영 분리문제에 대해 "이 문제는 기업에 따라서
결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 "과거와 같이 오너들이 기업을 좌지우지 하고
불투명한 회계로 돈을 빼돌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이어 "망할 기업은 망하고 흥할 기업은 흥해야 하는데 흥할
기업도 망하고 망할 기업도 살아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면서
"정부는 기업과 노동자사이에서 중립지키면서 모든 일을 처리하되 약자인
노동자에 대해 최대의 성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이와관련,"노동자들에 대해 정치활동의 자유를 주고 정당을
만들 자유도 주는 등 민주적인 노동운동을 할 권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김당선자는 물가안정과 관련, "환율상승 등으로 원자재값 등이 올라 금년말
물가가 9%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공산품은 수입원료가의
범위이상은 못오르게 하고 기업합리화 등을 통해 그 이내에서 오르도록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실업대책과 관련,"고용안정기금이 현재 2조1천억원정도 있는데
연말까지 3조원이상을 확보하면 약 6백50만명의 고용자를 대상으로 실업
수당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중소기업지원과 관련, "재경원장관으로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금융 실적 등을 매일 보고받고 있다"면서 "은행별로 A B C D로 등급을
매겨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