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로렌스 서머스 미국재무부부장관은 16일 외환위기극복과 관련,
"조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조치를 신속하고 강력히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등이 외채만기연장과 관련해 요구하고 있는 높은 금리를 수용
하라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서머스 부장관은 이날 오전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미국대사 등 일행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일산자택을 방문, 김당선자와 외환위기 타개방안을
논의한 자리에서 "지난번 한국산업은행이 미국을 방문, 협상을 하면서
조건이 나빠서 안했다가 후회한 경우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한
박지원 당선자대변인이 전했다.

서머스 부장관은 김당선자와 회동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빠른 시일안에
국제채권단과 한국정부가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며
"은행과의 협상 등 모든 것을 취임전에 해결하고 나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
했다.

서머스 부장관은 특히 "시중은행들은 무조건 중앙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할
것이 아니라 자구노력을 해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하며 "부실은행과 부실기업에 대한 신속한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7일자).